“난 오늘밤 미셸 오바마 여사를 이 무도회에 모시고 오는 특별한 영광을 누리게 됐습니다” 대통령 취임 파티가 곳곳에서 열렸던 지난 20일 밤 커맨더 인 치프 무도회(Commander in Chief Ball)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첫 인사를 건네자 홀을 가득 메운 군 관계 참석자들은 폭소를 터트렸다. 그러나 몇분 후 하얀 시폰 드레스를 입은 퍼스트레이디가 들어 선 순간 폭소는 환호성으로 변했다.
비전통적 노란색 앙상블로 희망 상징
어깨드러난 이브닝드레스 자신감 표현
26세의 대만계 젊은 디자이너 제이슨 우의 작품인 이 드레스는 화려하고 대담했다.
오간자 천의 꽃과 크리스탈등으로 장식했고 한쪽 어깨를 훤히 드러내는 디자인이었다. 종래의 퍼스트레이디들과는 확실히 다른 스타일이었다.
“겨울에, 그것도 밤에, 흰색을 입어? 웨딩드레스 같은 가운을…”이라고 갸우뚱한 한 패션비평가는 그러나 “미셸 오바마는 패션의 룰을 다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패션 아이콘으로 전혀 손색없는 당당한 모습이다. 한쪽 어깨가 드러난 스타일은 섹시했고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레드카펫을 걷는 스타들을 연상케 했다. 이 옷이 역대 퍼스트레이디들의 드레스와 함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걸린다면 멋지지 않겠는가?”라는 찬사를 덧붙였다.
이날 미셸의 패션으로 많은 찬사를 받은 것은 우의 이브닝드레스 보다는 취임식장에서 입었던 노란색 코트와 드레스의 앙상블이었다.
전통적으로 의사당 앞 취임식장을 뒤덮어 왔던 색깔인 블랙과 레드가 아닌, 튀는 밝은 노란색은 새 퍼스트레이디의 특성을 그대로 말해주었다 : 시카고에서 자라 하버드를 졸업한, 자신감과 모험심과 유머감각을 지닌 도전적이고 진지한 여성, 그것은 많은 여성들이 닮기 원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쿠바계 디자이너 이사벨 톨레도가 디자인한 이 앙상블의 소재는 흰색 꽃무늬가 들어간 노란색 스위스 울 레이스로 보온을 위해 프랑스 실크로 안감을 댔으며 올리브 그린색 장갑과 구두, 반짝이는 격자무늬의 넥클리스로 액센트를 주었다.
TV를 볼 때까지 퍼스트레이디가 자신의 옷을 입을 것을 몰랐다는 디자이어 톨레도는 “난 햇빛이 들어있는 낙천적인 색깔을 원했다”라고 노란색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취임식장에서 미셸을 능가할 정도의 관심을 끈 패션은 축가를 부른 아레타 프랭클린의 회색 펠트모자, 크리스탈로 장식된 커다란 리본모양의 이 모자는 디자이너 루크 송의 작품이다.
빨간코트에 검정부츠를 신은 부통령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날씬한 모습은 “일상복과 다를 바 없다”는 퉁명스런 평을 받았다.
<뉴욕타임스·LA타임스-본사특약>
제이크루, 오바마 가족 덕에 ‘대박’
의류업체인 제이크루(J. Crew)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일 취임식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딸들이 입었던 코트를 제이크루가 만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바마 효과’에 따른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리게 된 것.
이날 말리아(10)와 사샤(7)는 각각 파란색과 핑크색의 울코트에 이와 매치되는 색상의 목도리, 장갑으로 단장한 귀여운 모습을 연출해 패션계로부터 엄마 미셸에 못지않은 찬사를 받았다. 제이크루의 아동복 계열사인 ‘크루컷츠’에서 특별히 디자인한 것인데 취임식 직후부터 제이크루의 홈페이지에는 같은 코트를 구입하고 싶다는 요청이 빗발치면서 한때 웹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제이크루는 “동일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일 내에 말리아와 사샤의 코트 스케치를 웹사이트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크루는 지난해 11월 미셸측으로부터 딸들이 입을 ‘행복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옷 스케치와 색상, 소재 등을 접수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취임식과 관련된 제이크루의 경사는 단지 대통령 딸들에게만 한정되지 않았다.
미셸은 취임식에서 노란색 앙상블과 함께 제이크루의 올리브색 장갑을 착용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식 무도회에서 턱시도와 함께 착용했던 흰색 실크 나비넥타이도 제이크루가 특별 제작한 것. ‘오바마 나비넥타이’ 역시 구입문의가 폭주하자 제이크루는 “똑같은 제품은 판매하지 않지만 비슷한 스타일의 제품은 가을부터 구입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제이크루는 엄청난 광고효과를 얻게 됐지만 오바마 가족은 그 어떤 것도 공짜로 제공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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