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휘자인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의 탄생 14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토스카니니는 1867년 3월25일 양복재단사인 끌라우디오 토스카니니(Claudio Toscanini)의 아들로 이탈리아 파르마(Parma)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약 42년 전인 1957년 1월16일 90세를 불과 두 달 여 앞두고 뉴욕에서 세상을 떠났다.
토스카니니는, 항상 아마추어 음악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는 푸르트뱅글러 (W. Furtwangler)와 관련되어 한번쯤은 꼭 언급되는 지휘자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80년대만 하더라도 토스카니니는 실력과 음악계에 남긴 공적에 비하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토스카니니의 연주를 언급하면서 빠지지 않고 비판받는 사항 중의 하나가 소위 ‘객관주의, 즉물주의, 또는 악보대로 연주’라는 것인데, 나는 개인적으로는 이 말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음악이라는 예술 장르는 타 예술 장르와는 달리 추상적인 음표, 기호로 이루어지기 때문에(물론 언어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악보 자체가 결코 객관화 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즉, 누구나가 동일한 악보를 연주해도 연주가 모두 다른 것처럼, 그래서 아무리 객관주의 또는 악보대로 연주한다고 하여도 ‘악보대로’ 연주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당연히 연주자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토스카니니의 연주를 들어보면, 각각의 연주가 모두 다르다. 그러나 80년대의 몇몇 평론가들은 토스카니니의 음반을 들어보지도 않고 “토스카니니의 연주는 모두 다 똑 같다”라는 말을 한 것이다.
나는 젊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빠른 템포의 힘차고 박력 있는 토스카니니 스타일의 연주가 좋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개인적 음악의 선호도가 느리고 변화가 많은 푸르트뱅글러 연주에서 빠르고 힘찬 토스카니니로 옮겨졌다. 개인적으로는 푸르트뱅글러가 지휘한 베토벤의 교향곡 9번 바이로이트 축제 실황연주는 아주 훌륭한 연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푸르트뱅글러의 모짜르트 오페라 돈조바니의 연주, 슈베르트의 교향곡 9번 등 그 특유의 느린 템포는 나에게는 약간의 과장을 섞어 거의 고문이다.
내가 제일 아끼는 토스카니니의 음반 10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토스카니니의 힘차고 박력 있는 연주가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 많은 분들께 용기와 희망을 드리기를 기원한다.
▲모짜르트 오페라 마술피리(1937년 짤츠부르그 축제 실황연주)=아주 열악한 음질로 혹평을 받고 있으나, 생동감 넘치고 흥겨운 연주가 개인적으로는 아주 즐겨 듣는 음반이다. ▲베토벤 교향곡 1번(NBC 교향악단 51년 녹음)=개인적으로는 베토벤 교향곡 1번 연주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군데군데 들리는 미묘한 템포 루바토,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연주 등이 아주 매력적이다. ▲베토벤 교향곡 3번 (NBC 교향악단, 49년 녹음) ▲베토벤 교향곡 6번 (NBC 교향악단 52년 녹음)=비록 말년의 연주이지만, 시종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아늑한 전원의 모습을 표현한 명연주다. ▲베토벤 교향곡 9번(NBC 교향악단, 52년 녹음)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NBC 교향악단, 50년 녹음)=개인적으로는 최고의 미완성이라고 생각한다. 약간의 과장을 해서 전무후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연주 중의 명연주, 불후의 명연주라고 생각한다. ▲슈베르트 교향곡 9번(NBC 교향악단 49년 녹음)=새로운 슈베르트의 교향곡 9번의 모습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2악장이 뛰어나다. ▲롯시니 오페라 서곡 모음(NBC 교향악단) ▲베르디 오페라 오델로(NBC 교향악단, 49년 녹음)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피아노 V. Horowitz, 1943년 전쟁채권 모금 실황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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