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화나-최갑식 샌디에고 지국장
전 세계에 새로운 독감 공포를 불러온 돼지 인플루엔자 진원지로 지목된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지대가 허리케인급 타격을 받고 있다. 관공서와 공공시설들이 문을 닫고 병원들에는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들이 몰려드는 등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본보는 신종 인플루엔자 공포가 엄습한 멕시코 국경지대를 직접 찾아 이번 사태가 끼친 영향과 한인사회 분위기를 긴급 취재했다.
정부기관에 간이보건소 설치
환자 몰려 해열제 투여 고작
한인기업들 비상연락망 가동
샌디에고에서 멕시코로 넘어가는 국경 검문소. 통과 차량들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 가운데 멕시코 세관·국경요원들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신종 인플루엔자 공포를 실감케 했다.
국경도시 티화나의 다운타운 레볼루션 가는 관광객이 현저히 줄어든 가운데 일부 버스노선마저 폐쇄되거나 감축 운행되고 있어 한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미국 영사관은 비자발급 등 통상 영사업무를 중단했고 박물관, 극장, 도서관 등 공공시설이 무기한 휴관된 가운데 티화나 시당국은 버스터미널, 공항, 국경 등지에 간이보건소를 설치한 상태다.
이번 인플루엔자 확산 사태로 현지 관광 및 요식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었다. 독감 사태 여파로 호텔 영업이 35% 감소했고, 치안 악화 등으로 이미 70% 가량의 매출 감소 고통을 겪고 있는 관광상품 판매점 등은 매상이 더 떨어져 울상이라는 게 현지 관광협회의 말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지정 병원인 IMSS에는 신종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120여명이 몰려들어 검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으나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수명에 불과했다.
병원 측에서는 증상만 물어보고 열이 38도 이상이면 해열제 한 알을 투여한 후 열이 내리면 귀가시키고, 열이 계속 오르면 입원시키는 수준이고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나 리렌자는 찾아볼 수 없는 열악한 상태였다.
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들이 몰려 있는 티화나의 한인사회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티화나 동부 엘플로리도 공단 일대에 포진해 있는 현대와 삼성전자 등 84개 한국 기업들은 현재까지 정상 조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주재원 320여명 등 현지 인력은 사태 추이를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다.
인쇄공장인 은성문화의 경우 주재원 12명을 비롯 320명 전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조업하고 있었다. 최근 휴가를 다녀온 현지인 직원이 고열과 구토를 동반한 의심 증세를 보인 후 한인을 포함 7명이 유사 증세를 보여 바짝 긴장했으나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노스콤 또한 의심환자 26명을 정부 운영 병원으로 보내 검진한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감기가 심한 1명은 휴가 조치한 상태이다.
멕시코 진출 한국 기업체로 구성된 한인 마킬라도라협회(회장 한명섭)는 각 회원사에 이메일을 보내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정보를 공지하는 한편 감염환자가 발생할 경우 협회에 알려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취재 후 샌디에고로 돌아오는 길은 매우 빨랐다. 평소에는 3시간 이상 지체됐으나 국경을 통과하는데 불과 2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티화나 소재 은성문화인쇄의 유용기 법인장과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조업하고 있다. <최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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