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 리(평론), 카이 마(탐사보도), 줄리 하(소수계 관계)
지난 4일과 5일 애틀랜타서 NAM 엑스포 및 시상식.
언론은 위기다. 신문 라디오 등 전통적 매체들의 수난이 특히 심하다. 유명작가 리카르드 로드리게스는 부음소식을 전하듯 “시애틀에서 덴버에서 백수십년 된 유서깊은 신문들이 차례로 죽었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도 죽어가고 있다”며 “신문이 죽으면 (그 신문이 속한) 도시의 이야기를 누가 전할 것인가”라고 개탄했다.
주류언론 매체들에 비해 자금력이 달리는 소수계 언론 사정은 더욱 어렵다. 그러나 비관만이 지배하는 건 아니다. 희망적 조짐들도 있다. 미국인들의 소수계 언론 의존도가 꾸준히 높아진다는 것이 그 첫째다. 소수계 언론연합 뉴 아메리카 미디어(New America Media)가 벤딕슨&어소시에이츠사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전역 성인들의 소수계 언론 의존율은 16%에 달한다. 수치로는 2005년 5,100만명에서 올해 5,700만명으로 늘었다.
소수계 언론의 미래에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가운데 지난 4일과 5일 이틀동안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2009 소수계언론 엑스포 및 소수계언론상 시상식’이 열렸다. NAM과 조지아주립대 언론대학원이 공동주관한 이 행사에는 미 전역 소수계 언론인 450여명이 참가해 이민권, 환경정의, 교육, 여성, 글로벌 갈등, 온라인 스킬 등 각종 주제를 놓고 전문가 특강과 분임토의를 벌였다.
소수계언론상 시상식에서는 17개 부문 중 3개 부문에서 한인언론인들이 최고상을 수상했다. 특히 ‘평론/사설’ 부문 최고상을 받은 필립 리씨는 언론경력이 전혀 없는 직장인(미네아폴리스 메이시스 근무)이면서도 지난해 LPGA 선수들의 영어의무화 논란이 일었을 때 이를 정연한 논리로 반박하는 칼럼을 써 최고평론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한미이슈와 문화를 다루는 한 계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만일 능숙한 영어실력을 요하는 스피치 컨테스트라면 출전자의 영어능력을 재량하는 건 적절한 일이다. 그러나 스피치 능력과는 아무 상관없이 골프코스에서의 플레이로 말하는 골프에 관해서라면, 언어를 이용해 특정선수들을 경쟁에서 제외시킨다는 건 노골적인 차별로 보인다”고 질타한 뒤 “한인 여자선수들을 둘러싸고 번져나온 이 특별한 이슈는 LPGA가 장삿속 때문에 성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다른 그룹 사람들’을 차별하게 되는 선례가 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코리앰 저널(Koream Journal)의 카이 마 기자는 지난해 선거에서 큰 이슈가 된 동성결혼금지 주민발의안(프로포지션8)과 관련해 한인사회의 높은 찬성율(즉 동성결혼 금지) 뒤안에 담겨있는 정체성 문제 등을 심층취재해 보도해 ‘탐사보도’ 부문 최고상을 받았다. 마 기자의 동료인 코리앰 저널의 줄리 하 기자는 LA 리틀도쿄에 한인유입이 늘어나면서 몇몇 주류언론들이 “스시에서 김치로” 등 흥미위주나 갈등유발적 관찰기를 보도한 것과 달리 상생의 이웃 시각에서 갈등예방적 기사를 써 ‘인종간 및 소수민족간 관계’ 부문 최고영예를 차지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앞두고 본국언론 및 미주한인언론 등에 한인최초 미국판 올해의 기자상 수상자로 보도된 양수연(보스턴 캡 발행인)씨는 ‘소수계 노인문제’ 부문 2위 입상자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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