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차례 방북 대북지원사업 펼쳐 “빨갱이.남한 첩자 오해도 받아”
이 회장은 2005년 7월 제12기 회장으로 취임한 데 이어 2007년부터 제13기 회장에 연임돼 워싱턴 평통을 이끌어 왔었다.
그는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으로 임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노력했다”면서 “특히 회장 혼자가 아닌 철저히 팀워크를 만들어 모두의 생각을 모아 남북문제에 접근하려 노력했다”고 되돌아봤다.
이 회장은 재임 중 도합 아홉 차례 북한을 찾았다. 굶주린 북 어린이와 수재민 돕기, 사랑의 연탄 보내기 등 지원 사업을 위해서다. 그 와중에 동포사회나 북측 모두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도 많이 받았다 한다.
“북한을 드나들며 우리 자문위원한테서는 빨갱이란 소리를 듣고 북측에서는 남한의 첩자 아니냐는 오해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북측에 가서는 미국과 등지면 당신들은 국제적으로 고립된다. 미국은 그리 나쁜 나라가 아니다. 미국과 손잡고 경제대국 만든 다음 미국에 할 얘기 있으면 하라고 싫은 소리도 마다 않았습니다.”
이 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험로(險路)를 걷고 있는 남북관계를 위한 고언도 쏟아냈다. 그는 “대화 상대인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비핵개방 3000정책을 고수하고, 쌀이 창고에서 썩어 가는데도 대북 민간지원은 중단되고, 국방백서는 북 선제타격을 운운하면서 북측을 자극하고 있다”며 “MB 정부는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년간 대북 퍼주기를 비난하는 이들도 있지만 북한의 방방곡곡에서 한국의 쌀자루 포대가 돌아다니는 등 주민들 모두 한국의 도움을 잘 알고 있다”며 계속적인 대북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9.11 이후 예방전쟁 성격으로 변했으며 그 대상이 한반도가 돼선 안된다”며 “14기 위원들이 나서 미 당국에 한반도 문제를 남북이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참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용진 회장은 해외동포와 북한 간 교류의 물길을 터는 한편으로 워싱턴 민주평통의 역할에 대한 새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역대 평통이 몇 차례 형식적인 강연회 개최에 그치고 만데 비해 청소년 평화통일 아카데미 운영, 통일 여론조사 실시, 남북나눔공동체 설립, 정치포럼 개최 등 한국에서도 주목할 만한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벌였다. 평화통일에 대한 그의 굳은 신념과 열정적 리더십 없이는 어려운 과제들이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공을 자문위원들에 돌렸다. 그는 “4년간 저와 수없이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애써주신 자문위원들의 숨은 노고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평화통일을 위한 개인적인 노력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그는 “저는 자연인으로 돌아가지만 통일에 관한 제 소신과 철학이 훼손되지 않는 운동을 다양한 방법으로 펼쳐갈 것”이라며 “14기 자문위원들 모두 정권이나 정파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자긍심을 갖고 어려운 남북문제를 푸는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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