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든다.
UC평의회가 1년 사이에 40%가 넘는 학비인상을 결정했다.
물론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예산 삭감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변명을 늘여놓지만 과연 그 방법 외에는 어떤 아이디어도 짜내지 못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한번 해본다.
우선 UC평의회는 지난 5월 이미 한차례 등록금 인상을 추진했다. 즉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가을학기부터 신입생과 재학생, 대학원생의 등록금을 9.3% 일괄 인상한 바 있다.
그런데 불과 6개월 만에 또다시 32%(2010 봄 학기 585 달러 인상, 가을 학기 1,344 달러 인상)라는 대폭적인 학비인상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 인해 UC계열 대학의 1년 등록금은 연 1만 달러가 넘어서게 되었다.
기숙사 비용과 책값 등을 비롯한 부대비용까지 합칠 경우 2만6천 달러가 넘어섬에 따라 일반 가정에서는 자식교육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정도의 액수가 되었다.
UC계열의 대학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적은 학비로 양질의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사립대학의 학비와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가 되었으니 어떤 식으로 UC의 명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과연 정상적인 상식으로 UC평의회가 결정한 대폭적인 등록금 인상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겠는지 고개가 갸우뚱 거려진다.
UC평의회는 지난 5월에 10%에 가까운 학비를 인상한 후 어떤 이유로 채 6개월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 같은 등록금의 대폭 인상이 필요했을까?
만약 지난 5월에 40%가 넘는 등록금을 한꺼번에 인상하면서 부닥칠 수밖에 없었던 반대여론을 회피하기 위함이었다면 UC평의회는 ‘비겁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으며 그렇지 않고 주 정부가 겪고 있는 심각한 재정난으로 인한 예산 배정의 문제에 대해 6개월도 내다보지 못했다면 ‘무능의 소치’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차라리 무리를 해서라도 한번의 반대여론에 부닥치는 강수를 두었더라면 비겁하다는 소리도 듣지 않았을 것이며 6개월 앞도 내다보지 못한 채 결정을 내리는 현재의 구조 속에서 UC계열들이 과연 세계적인 대학으로서의 명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이끌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 진나라 시절 차윤과 손강이라는 사람이 반딧불과 눈에 비친 달빛으로 책을 읽었다는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말이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공부해서 뜻을 이루었다는 의미인데 지금까지 사립대학을 선택하지 않고 UC계열 대학의 입학을 바라는 학생들은 형설지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더 저렴한 비용을 들여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제 학생들의 입에서 비싼 등록금 들이면서 굳이 UC계열 대학에 갈 필요가 있겠느냐라는 말이 나돌고 있으며 일부 사립대의 경우 UC합격자들에 한해 장학금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는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
이처럼 UC계열의 대학들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접한 마당에 UC평의회는 무엇으로 학생들과 학부모의 마음을 달랠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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