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가정상담소의 채기병 카운슬러(사진)에게 올 한해는 누구보다 바쁜 해가 될 전망이다. 심화되는 불경기의 장기화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부갈등과 불화 속에 ‘남몰래 가슴앓이’하는 한인가정도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
특히 한인 1세 남성들의 경우 ‘체면 때문에’‘남의 이목이 두려워’‘실패한 인생으로 비춰질까봐’ 상담소를 선뜻 찾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남성 카운슬러인 채 씨의 존재는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부부상담 및 남성 상담 전문가인 채 카운슬러는 “올해는 위기에 처한 한인가정들을 돕는 한편 그 동안 눈을 돌리지 못한 중년 남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37년 가정상담소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 8월부터 남성 카운슬러로 근무를 시작한 채씨는 매주 14건, 월 평균 60건의 상담을 맡고 있다.
채 카운슬러는 “체면을 중시하는 한인 1세 남성들의 경우 가정문제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겨 곪을 대로 곪아 더 이상 손쓰기 어려울 때 상담소를 찾는다”며 “이제 한인들도 ‘중년의 위기’문제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어려운 때 일수록 솔직히 마음을 열고 의미있는 대화에 주력해야 하며, 자녀문제 역시 같은 맥락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는 채 카운슬러는 “힘든 상황에 처한 한인 남성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용기 있게 헤쳐 나가는 한해를 만들고 싶다”고 새해포부를 밝혔다.
서울 태생으로 5세때 부모와 함께 도미해 유년시절을 보낸 후 다시 한국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마친 독특한 이력도 채 카운슬러가 한미 양국 언어와 문화 차이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상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 린치버그 소재 리버티 대학에서 상담학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리버티 대학과 허드슨 하우스에서 약물 및 알콜 중독자, 언어장애자, 우울증 환자, 성격 장애자 등의 그룹 상담을 통해 재활 치료 전문 카운슬러로 활동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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