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사로 모신 분들은 미주 한인들 만의 모델이 아닙니다. 이들은 미국 시민이라면 누구나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아메리칸’입니다.”
한인 선조들이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첫 이민의 발걸음을 디딘 1903년 1월13을 기념하는 미주 한인의날 기념식이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로 13일 열렸다.
기념식에는 스티븐 보스워스 전 주한미국대사를 비롯 고경주 연방 보건부 차관보, 데이비드 김 연방 교통부 차관보, 권율 연방통신위원회(FCC) 소비자행정국 부국장 등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연사들이 초청돼 107년의 한인 이민사를 돌아보고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경주 차관보와 데이비드 김 차관보, 권율 부국장은 자신과 가족이 미국에서 어떻게 역경을 이겨내고 자랑스런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는지 소개했다.
고 차관보는 “어릴 때 부모님이 주셨던 교훈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며 “그것은 바로 높은 이상을 갖되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김 차관보는 “내가 왜 공직에 나서게 됐느냐고 묻는다면 부모님들 때문이라고 말하겠다”며 “교도소의 정신과 의사로 일하던 아버지가 살인 누명을 쓰고 수감생활을 하고 있던 이철수씨 구명을 위해 날마다 집에서 다른 분들과 회의를 하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 차관보는 “이런 것들을 보고 경험한 것이 결국 현재 내 삶을 형성한 것 같다”며 “그러나 이것은 한 개인의 업적이 아니라 미주 한인들 모두의 성과라고 여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차관보는 “더 많은 한인들이 공직에 참여하도록 하려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차세대 리더 양성에 주력할 때임을 강조했다.
미국 TV 오락 프로그램 ‘서바이벌’에서 우승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모았던 권율 부국장은 “방송 출연을 결심한 것은 한인등 아시아계 주민에 대한 미국인들의 편견과 고정 관념을 깨보자는 의도가 있었다”면서 “타민족에 무지한 미국인들의 의식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인들도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바로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조연설을 한 보스워스 대사는 “한인 이민자 사회가 미국 발전에 기여한 바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미국사회가 주목할 만한 한국계 인물들은 매우 많다”고 말했다. 이어 보스워스 대사는 “고경주 차관보의 어머니와는 오랜 지인 관계였다”며 “자식 교육에 미치는 한국 어머니들의 영향은 대단한 것”이라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연설 뒤 보스워스 대사는 북핵 등 한반도와 관련해 질문을 받는 시간도 가졌다.
잭 프리쳐드 KEI 소장은 “오늘 행사에 좋은 연사들이 초청돼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며 “이들은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DC 윌라드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미국을 방문 중인 9명의 한국 국회의원과 한덕수 대사 등 한미 양국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