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회 이병희 현 회장의 연임이 좌절됐다. 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이하 향군)는 13일 대의원 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에 단독 입후보한 이 회장의 선출 절차를 밟았으나 상당수 회원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연임을 둘러싸고 벌어진 향군 파동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날 낮 한성옥에서의 대의원 총회는 회장 선출을 막으려는 미주베트남참전유공전우회 한창욱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과 이 회장 측 인사들 간에 고성과 욕설, 몸싸움이 오가는 등 극심한 대결 속에 진행됐다. 대의원 총회장에는 54명의 전체 대의원 중 34명이 참석했으나 개회 직전부터 대의원이 아닌 일부 회원들의 동석 자격을 놓고 거친 말이 오갔다.
정규섭 선관위원장은 단독 입후보한 이병희 회장에 대한 찬반의사를 물어 선출하려 했으나 베트남전우회 측에서 대의원 선정과 선관위 구성의 위법성을 주장하면서 파행됐다.
논란의 핵심은 12월12일 열린 이사회에서 선관위 구성을 이 회장에 위임했느냐 하는 문제.
이 회장 측은 “이사회에서 선관위 구성을 포함한 총회 계획을 임원회에 위임할 것을 의결했다”면서 “서울의 향군 본부의 승인을 받아 회장 선거를 규정대로 진행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창욱 회장 측은 “이사회에서는 어떠한 위임절차도 없었다.”며 “회장 출마자에 어떻게 선관위 구성을 위임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한 회장 측은 이어 “서울의 본부에도 문의한 결과 각 지회에서 보고가 올라오면 사정을 잘 모르기에 그냥 승인한다고 했다”며 “본부의 해외지침서에 따르면 대의원 선정을 비롯한 이번 선거는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난무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가운데 양측의 공방전이 1시간 이상 계속되자 정규섭 선관위원장은 폐회를 선언하고 퇴장해 회장 선출은 물 건너가게 됐다. 이에 따라 대의원 총회 직후 속개될 예정이었던 정기총회도 자동 무산됐다.
이병희 회장은 총회장에서 기다리던 회원들에게 “대의원 총회에서 의안심의가 순조롭지 못해 회장 선출을 못했다”며 “따라서 정기총회가 성립이 안 되기에 멀지않은 시점에 총회를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
총회가 연기됨에 따라 향군 회장 선출은 앞으로 이병희 회장이 연임을 포기할 지 아니면 재격돌하지 여부가 주목된다. 베트남전우회 측에서는 홍진섭 전우회 이사장이 출마의사를 밝혔다가 선거 절차상의 문제점을 들어 등록을 포기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이병희 회장은 상명대 4년으로 유학을 위해 도미한 박초롱 양에게 본부 박세환 회장의 감사패를 전달했다. 박 양은 지난해 주미한국대사관이 개최한 한국전참전용사 에세이·동영상 공모전의 동영상 부문 1등 입상자로 1500달러 상금 중 500달러를 6.25 참전유공자회에 내놓은 바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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