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롯 우리는 잘 못해도 아이들만은 한국어를 잘했으면 좋겠어요”
미국에서 자라 한국어를 못하는 한인 1.5세와 2세 부모들 가운데 자신의 자녀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에 열성을 쏟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놓친 1.5세~2세 성인들도 증가하고 있다.
워싱턴 한국학교협의회(WAKS)에 등록된 85개 주말 한글학교에 자녀들의 고사리 손을 잡고 찾아오는 한인 1.5세 및 2세 부모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성 김안드레아 한국학교 최규용 교장은 “지난해부터 자녀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싶다며 한글학교를 찾는 20~30대 한인 부모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자신들도 거의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해 자녀와 함께 한국어 구사능력 향상을 위해 학교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한인 1.5세 및 2세 부모들이 사회에 진출한 뒤 겪은 경험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 최 교장의 설명이다. 1세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생업에 바쁜 부모들이 한글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거나 관심부족 등으로 기회를 놓친 2세들이 성인이 되어 한인만이 지닐 수 있는 경쟁력을 포기한 데서 느끼는 아쉬움이 크다는 것. 또 이런 아쉬움을 자신들의 자녀에게는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 주말마다 한국학교에 나온다는 분석이다.
한인 2세, 한인을 배우자로 둔 미국인을 위해 성인반을 운영중인 한국학교는 버지니이와 메릴랜드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통합한인학교를 비롯 성김안드레아, 벧엘, 중앙 등이 대표적이다. 통합에는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 각 15명, 성 김안드레아에는 기초반과 중급반에서 총 26명이 공부하고 있다. 또 한인 2세와 타인종들이 토, 일요일 지역 도서관에 모여 한국어를 공부하는 ‘노바 코리안 랭귀지 익스체인지’에도 64명이 한국어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통합한국학교를 운영중인 한미교육재단의 비비안 김 이사장은 “외국인과 결혼한 한인들은 자녀에게 한인의 정체성을 심기 위해 한국학교를 찾는다”며 “한국어가 언어 교육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배우는데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교육원의 곽봉종 교육원장은 “배움의 기회를 놓친 한인 2, 3세들과 외국인들을 위한 교재 개발 및 정규학교에서의 한국어 개설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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