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절불굴 투지는 있었다. 경천동지할 이변은 없었다. 그러나 놀라운 선전이었다. 북한이 15일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팍 스테디엄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G조 1차전에서 브라질에 1대2로 무릎을 꿇었다.
사실상 예고된 패배였다. 첫선을 보인 1966잉글랜드월드컵에서 8강진출이라는 깜짝돌풍을 일으킨 뒤 44년만에 복귀한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05위 북한이 1930년 1회부터 2010년 19회까지 개근하며 5차례나 우승한 랭킹1위 브라질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호비뉴 카카 질베르투 루시우 등 월드스타들이 즐비한 브라질은 초반부터 줄기차게 골을 노렸다. 북한은 필사적인 전원수비에 이은 기습공격으로 맞서며 전반을 실점없이 버텼다. 위태롭던 북한 골문이 열린 것은 후반 9분. 엘라노의 찔러주기 패스에 벌칙구역 오른쪽 골라인 부근까지 쏜살같이 파고든 마이콘이 도무지 슈팅각도가 없는 그곳에서 몸을 틀며 오른발로 강력발사, 볼은 크로스를 예상하고 중심을 밖으로 잡은 리명국 골키퍼와 골포스트 사이 틈새를 꿰뚫고 반대편 골망 안쪽으로 휘어들었다.
브라질답지 않은 지각골이면서 브라질다운 명품골이었다.
브라질은 18분 뒤(후27) 또다시 명품골을 빚어냈다. 북한진영 좌중간에서 호비뉴가 수비수 대여섯명 사이를 스쳐 벌칙구역 오른쪽으로 향하는 땅볼패스, 옵사이드 트랩을 뚫고 달려든 엘라노가 그대로 오른발슛, 볼은 골문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었다.
북한은 주저앉지 않았다. 후반43분, 역습에 가담한 윙백 지윤남이 원톱 정대세의 헤딩패스를 받아 벌칙구역 왼쪽으로 파고든 뒤 왼발로 강타, 철옹성같던 세계최강 브라질의 골네트를 세차게 뒤흔들었다. 그러나 더이상 추격하기엔 시간이 모자랐다.
한편 앞서 벌어진 같은 조 경기에서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드로그바의 코트디부아르(아이보리코스트)와 득점없이 비겼다. 월드컵본선 데뷔팀끼리 맞붙은 F조 슬로바키아와 뉴질랜드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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