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강행 놓고 오늘 우루과이와 외길승부 준비는 끝났다.
킥오프 휘슬만 기다릴 뿐이다. 우회로는 없다. 이기면 8강, 지면 귀국, 외나무다리 승부다. 월드컵도전 56년만에 원정16강 위업을 달성한 한국이 26일 아침 7시(SF시간) 남아공의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테디엄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8강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16강전부터는 이기면 살아남고 지면 끝장인 녹아웃제다. 조별리그와 달리, 이제부터는 레귤러 타임에 우열이 가려지지 않으면 전후반 15분씩 총 30분의 연장전이 이어진다. 연장전 도중 선취골이 터지면 그대로 경기를 끝내는 골든골 제도는 사라졌다.
연장전도 무승부가 되면 더욱더 피말리는 승부차기다. 족쇄수비 신속공격. 물러설 곳도 돌아갈 곳도 없는 우루과이전에서 허정무 감독이 꺼내든 필승카드는 이것이다. 수비의 열쇠는 포를란 봉쇄다. 스페인리그에서 활약하는 포를란은 우루과이축구 공격의 시발점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지능적인 돌파와 감각적인 패스로 득점루트를 빚어주다 동료들이 막힐 경우 질풍같이 문전쇄도, 직접 골사냥에 나서는 스타일이다. 골게터 수아레스는 중앙보다는 주로 좌우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리는 스타일이다. 빠르고 민첩한 수아레스는 수비수들이 급하게 덤벼들면 템포를 오히려 늦춰 따돌린 뒤 여유있게 명중포를 쏘아댄다. 따라서 한국은 중원압박으로 포를란의 운신폭을 줄이되 여의치 않으면 안전지대 반칙으로 끊으면서 그의 문전접근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볼이 수아레스 등 좌우의 침투조에 연결될 때는 한동작에 빼앗기 위해 몸을 던지는 등 무리수를 두지 말고 이중삼중 진로를 틀어막으면서 반대편 뒷공간으로 재차 연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공격의 핵심은 잔 패스에 의한 다단계 공격을 생략하고 단번에 최전방 박주영을 겨냥하거나 좌우 측면공격에 이은 크로스로 골을 노리는 것이다.
이같은 속전속결 공격전술은 타켓맨 박주영이 볼을 따내면 결정적 챈스를, 따내지 못하더라도 위험지역 파울유발 등 부수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복싱에서 옆구리를 치면 커버링이 내려가 안면공격이 용이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줄기찬 측면공격은 우루과 중앙수비망을 넓어지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생긴 빈틈에서 박주영이나 2선공격수 박지성 이청용 등이 결정타를 날릴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어디까지나 시나리오다. 필드에서 벌어지는 승부는 언제나처럼 예측불허다. 한국이 내친김에 16강 넘어 8강으로, 8강 넘어 그 이상의 대란을 꿈꾸듯 1930년 원년대회와 1950년 대회 우승팀인 우루과이도 축구명가 부활을 노리며 한국전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FIFA 랭킹(한국 47위, 우루과이 16위)도 월드컵 관록도 한국이 열세에 놓여 있지만, 2006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와 준우승팀 프랑스가 줄줄이 탈락했듯이 랭킹과 관록은 숫자상 기록에 불과하다.
또다시 공은 둥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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