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의 염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쉬움의 탄식은 그라운드를 적시고 멀리 워싱턴 한인들의 가슴을 허전하게 휘감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남미의 전통 강호 우루과이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전에서 격돌해 이청용이 동점 헤딩골을 넣었지만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두 골을 내줘 1-2로 석패했다. 이에 따라 한인사회는 아쉬움과 잠시 들떠 있던 월드컵의 추억을 뒤로 한 채 차분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한국과 우루과이전이 벌어진 이날 오전 한인 식당가는 일찌감치 응원 고객들이 몰려들었으며 각 가정과 새벽예배를 마친 교회에서도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월드컵 워싱턴 동포준비위원회 주최로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다목적관에서 열린 공동 응원전에는 당초 예상보다 적은 5백여명의 ‘붉은 악마’들이 몰려들었다. 주최측은 주말 경기임을 감안해 교회 내에 200여석의 별도 응원장을 확보해 응원단에 편의를 제공했다.
응원장은 10-20대들이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여름방학을 맞은 관계로 가족 참가자들도 많았다. 워싱턴의 ‘붉은 악마’들은 응원 리더들의 선창에 따라 ‘힘내라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지만 승리의 여신은 태극전사들의 편이 아니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응원단은 안타까움에 귀가길의 발걸음을 쉬이 떼어놓지 못했다.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원정 16강에 오른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스프링필드 거주 임건씨(58)는 “우루과이보다 전력 약세라던 한국 선수들이 밀리지 않고 너무 잘 싸웠다”며 “큰 아쉬움은 남지만 이번에는 16강에서 만족해야겠다”고 말했다.
훼어팩스의 조여정씨(39)는 “이동국이 놓친 마지막 한방이 아쉬웠다”며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한달 동안은 월드컵이 있어, 한국 축구를 응원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털어놓았다.
조지메이슨대에 다니는 브라이언 김 군은 “한국 경기가 더 이상 없다 생각하니 허탈한 기분”이라며 “그러나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알찬 여름방학을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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