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의 각급학교가 일제히 방학에 들어가자 학부모들도 비상이 걸렸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 특히 맞벌이 가정인 경우 두 달 반에 가까운 여름방학이 고역스럽기만 하다. 집에 그냥 놔두자니 왠지 불안하고 남들 다하는 과외를 안 시킬 수도 없고….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 고민에, 그렇지 않은 부모들도 고학년 자녀들 학원 보내기 부담에 머리가 아프다.
초등학생·중학생 자녀를 둔 주부 김모씨(42, 스프링필드 거주)는 요즘 직장 점심시간을 포기했다. 오전 학원 수업을 마친 남매를 픽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맞벌이 부부에겐 아이들 여름방학 기간이 제일 힘들다”며 “마냥 집에만 둘 수도 없고 무엇인가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 픽업도 힘들지만 학기 때보다 곱절 이상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맞벌이 부부들은 오전에는 학원과 한인교회에서 제공하는 서머스쿨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고 오후에는 방과후 교실을 찾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또 예년과 달리 각 교육청이나 레크레이션국에서 제공해 오던 서머 프로그램이 예산 부족으로 대폭 축소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도 더욱 커졌다. 4학년생 자녀를 둔 이모(36)씨는 “카운티에서 제공하는 여름방학 프로그램들이 축소되면서 아이를 어디다 맡겨야 할 지 답답하다”고 전했다.
데이케어 등에는 자녀 1인당 월 평균 600~700달러는 기본이고 8주 코스의 여름방학 특강은 평균 2,000달러를 훌쩍 넘는다. 훼어팩스 카운티에 몰려있는 한인 SAT전문 학원의 경우 여름방학 8주~9주 집중코스가 2,000~3,000달러 선이다.
이밖에 초등학생을 위한 여름캠프는 8주 기준 종일반(오전 9시~오후3시)은 1,100~1,300달러, 반나절반(9시~12시)은 400~700달러 수준.
초등학생 5학년 아들을 둔 직장인 박모(40, 센터빌 거주)씨는 “방학동안 학기 때보다 2배 많은 1,500달러를 학원비와 레슨비 등 교육비로 잡아놓았다”며 “여름방학은 아이를 맡기고 공부시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모들은 아예 한국행을 택하기도 한다. 한모(35, 락빌 거주)씨는 “아이들 맡길 곳을 찾기 어렵고 데이케어는 금전적 부담이 커 아예 한국말도 배우고 한국 경험도 쌓기 위해 한국의 친정부모 집으로 두 달간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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