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항상 설레임으로 시작하곤 했다. 나의 생일이 있는 달이여서다. 하지만 2001년부터 가슴 한쪽에 서늘함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나의 음악인생의 세번째 멘토이신 Dr.Lynn Bielefelt 교수님을 잃었기 때문이다.
inspirare 라는 단어 하나로 나의 합창지휘에 대한관점을 첫수업부터 바꿔 놓으신 분이다. “Inspirare.” 라틴어로 숨을 쉬다인데, 영어로 보면 “to breathe” 또는 “to inspire” 이된다.
교수님께선 매번 우리가 입을 열어 숨을 쉴떄마다 나자신에게 감동을 주는 노래를 해야만 듣는이가 감동을 받을 수 있다 하셨다.
큰키에 마른 체격 그리고 유난히도 긴 팔로 정말로 우아하고 정갈하게 지휘하는 모습은 한마디로 예술작품이었다. 교수님은 매지휘를 그게 마지막인양 혼심을 다하시곤 했다. 그래서 그분의 지휘는 살아있는 숨소리일수밖에 없었다. 지휘자도, 연주자도, 부르는 이도 리허설이 끝나면 다 기가 빠져 버리는 그런 기분좋은 피로감이 늘 왔었다.
1996년 30대초반에 있었다는 유방암이 다시 재발되어 안식년을 취하시면서 합창단이며 많은 수업을 내게 맡기셨다.
2001년 1월, 교회음악 세미나 참가로 Florida에 다녀오면서 “Tuesdays with Morrie” 를 읽은 후 교수님 생각이 많이나서 연락을 드렸더니 건강상태가 아주 안좋으셨다. 책에 나오는대로 살아 생전에 장례식을 해드리고 싶었다. 평생 혼자 살아 오신 교수님께,그분의 살아오신 삶이 얼마나 풍성하고 영향력이 있었던 삶인지 눈으로 보게 해드리고 싶어서 Tribute Concert를 해드렸다. 10명의 제자 지휘자들이 미국전역에서 모인 제자, 친구, 지인들로 구성된 100여명의 합창단을 600명이 넘는 관객앞에서 펼치는 단 한사람만을 위한 공연이었다.
3개월후 공연 CD가 나온날, 마지막 곡을 다 들으시고는 4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셨다.
무대위에서 관중을 향해 등을 돌리고 있는 유일한 사람은 지휘자이다.
그의 모습과 영향력은 합창단을 통하여 보여진다. 나의 교수님은 지금 눈앞에 계시진 않지만 모든 제자들과 친구들, 그들 삶속에 스며든 그녀의 영향력으로 인해 그녀의 삶이 드러나는, 진정한 지휘자의 삶을 사셨다.
그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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