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치료 힘들지만 암 이겨낼것”
현재 상영 중인 올리버 스톤 감독의 월가의 비리와 인간의 탐욕을 파헤친 ‘월스트릿’의 속편 ‘월스트릿: 머니 네버 슬립스’에서 교도소 생활 후 재기를 노리는 브로커 고든 게코로 나온 마이클 더글러스(65)와의 인터뷰가 지난달 20일 뉴욕의 리츠칼튼 호텔서 있었다. 현재 인후암 치료를 위해 방사능 치료와 화학물질 치료를 동시에 받고 있는 더글러스는 백발에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비교적 건강해 보였다.
비록 마이크를 이용해 질문에 답했지만 발음과 음성도 명료하고 정상적이었다. 하얀 꽃무늬의 검은 셔츠를 입은 더글러스는 자신의 질병과 교도소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의 문제 등 질문에 대해 솔직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는데 죽음의 질병과 싸우고 있는 사람답지 않게 안정되고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는 가끔 유머를 섞어가며 정력적으로 대답을 하면서 질병에 이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는데 투사를 보는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더글러스는 용감하고 강인한 면을 과시하면서도 세월의 빠름과 인간 생명의 무상함을 얘기할 때는 체념적인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사진촬영은 허락되지 않았다.
투병 감출까 했지만
영화홍보와 맞물려
빨리 알리기로 결심
*병을 얻고 나서 삶에 대해 보다 감사하게 된 점이라도 있는가.
-이 영화의 개봉을 새 눈으로 보게 된 것이 그것이다. 참 타이밍이 묘하게 됐는데 솔직히 말해 지금의 상태보다 조금 나은 상태로 프리미어를 즐기고 싶다.
*이 시련을 이기고 난 다음의 계획은 무엇인가.
-치료는 4~5개월 정도 걸릴 것이다. 나와 맷 데이몬과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아직도 영화 ‘리베라치’를 계획 중이다. 사람은 살다 보면 시련을 겪게 마련이다. 나는 이 병을 물리칠 것이다. 병은 내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모든 것을 투여하라는 내 평소의 신념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시장에서 주식거래를 한 적이 있는가.
-있다. 90년대였는데 모든 것이 쉽게 보였다. 그래서 상당한 액수를 투자했는데 남들처럼 큰 손해를 봤다. 순 수입의 30%를 날렸다. 그것은 좋은 교훈이었다.
월가의 탐욕과 부패
정말 부끄러운 모습
이 영화 통찰의 계기
*당신은 기자회견을 안 해도 되는데도 우리와 만났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가.
-생체조직 검사 후 방사능과 화학치료가 8주 걸린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기간이 영화의 개봉과 겹친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 병을 숨길 것도 생각해 봤다.
그러나 영화 홍보를 위해 세계를 순회하도록 스케줄이 짜여져 그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폭스사에 빨리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했다. 왜냐하면 치료기간이 길어질수록 힘이 빠지고 뭘 마시기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병과 영화를 따로 분리시키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로 했다. 그 외에도 난 이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그리고 난 언제나 내 영화를 후원해 왔다. 책임감 때문이다.
*이 어려운 때에 누가 당신에게 정신적으로 가장 큰 도움을 주고 있는가.
-강인하고 끈질기고 또 강한 나의 아버지(커크 더글러스)와 암과 여러 번 싸운 나의 어머니다. 그러나 이번에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암환자 가족들의 엄청난 지원이었다. 그것이 내게 큰 힘을 주었다. 그들은 낯선 사람들인데 그들과 한 가족이 된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요즘 집에서 있을 때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가.
-음악을 많이 듣고 못 본 책들을 읽는다. 방사능과 화학물질 치료를 받느라 녹다운이 된 상태다. 덕택에 암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그런 난 괜찮다. 가족의 후원이 큰 힘이 되는데 특히 나의 두 아이(열 살난 아들 딜런 마이클과 일곱살난 딸 캐리스 제이타)의 응원이 대단하다.
*이 영화는 현재의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원인에 대해 정곡을 찌르고 있는데 당신의 그것에 대한 견해는.
-나는 평생을 자본주의자로서 살아 왔다. 나는 수익과 근면을 믿는다. 그러나 사람들의 한없는 탐욕과 부패를 보고선 정말 부끄러웠다. 세상을 보다 낫게 만들기 위해 뭔가 돌려줄 생각 없이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그에 대한 대가인 이번 경제 침체가 오래 가리라고 본다. 디플레이션에 들어갈 것으로 생각한다. 경제 침체는 세계 공통적인 것으로 우리는 이번에 이로 인해 삶의 참 목적과 돈을 떠나 우리의 실제 정체를 증명할 계기를 맞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자기 구제의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당신은 인간이 구제될 수 있다고 믿는가.
-나는 우리가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노력을 통해 우리 자신과 세상을 개선하고 살찌게 만들 수 있다. 나는 구제와 용서를 믿는데 이 영화가 나를 구제해 줬다고 느낀다.
*당신이 이 영화의 전편에서 말한 “탐욕은 좋은 것이다”라는 슬로건을 실제로 따른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완전히 충격을 받았었다. 고든 게코는 악인인데 사람들은 영화 속의 악인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아직도 사람들이 내게 다가와서 “당신이 날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야”라고 말하던 것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영화는 내게 돈 버는 것만이 전부인 사람들의 정체를 통찰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다.
*옛 할리웃과 지금의 할리웃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영화산업은 더욱 잔인해졌다. 지금 할리웃은 재정가들의 손에 쥐어져 있다. 그것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마케팅과 광고 때문이다. 예전에는 창조적인 면과 금전적인 면 사이에 어느 정도 균형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이 거의 돈 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따라서 독립영화 만드는 사람들은 작품을 사랑해 거의 무보수로 일하는 형편이다.
*지금은 당신에게 사랑이 절실히 필요할 때인데 인생에서 사랑은 당신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는가.
-그것은 언제나 보호 받고 또 배양돼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랑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살면서 그것을 배양하기보다 다른 것에 더 힘을 쓰고 있다. 나의 병으로 나에 대한 내 아이들의 사랑을 재확인 했다. 나는 아이들이 내 병을 이해하도록 방사능 치료 때 함께 데리고 갔다. 그리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내 맏아들(31세의 캐메론은 마약판매 죄로 5년형을 선고 받았다)의 면회에도 아이들을 데려 갔다. 그로 인해 우리는 좀 더 가까워졌고 아이들은 성숙해졌다.
*암은 우리의 삶의 스타일에 대한 인생의 복수라는 말이 있는데 당신은 이에 대해 어떻게 복수하겠는가.
-내 병은 술과 담배 때문에 생긴 것인데 그보다 더한 것은 스트레스 때문이다. 난 지난 1년 간 사적으로 공적으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 난 지금 암세포가 얼마나 고약한 것인지를 속성으로 배우고 있다. 이 공부로 나는 스스로를 새롭게 하고 미래와 만날 것이다. 난 아직도 입맛을 회복한 후 좋은 포도주를 마실 기대를 하고 있다. 그것은 결코 복수가 아니다. 난 오랫동안 상당히 좋은 타율을 유지해 왔다. 그리고 난 긍정적인 사람으로 내 삶은 오랫동안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삶은 가끔 한 번씩 우리를 시험하기 위해 우리에게 커브볼을 던진다. 그래서 나는 이 병을 이기고 보다 건강하고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
*당신은 유엔의 일원으로 핵확산 방지를 위해 일하고 있는데,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핵무기 제거와 총기 규제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리고 특히 아프리카에서 소년병들을 없애고 총기를 규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당신은 출연한 거의 모든 영화에서 좌절감에 빠진 중상층의 남자로 나왔는데 이것은 우연인가 아니면 당신의 선택인가.
-딱 한 영화를 빼곤 나는 모두 현대영화에 나왔다. 나는 우리의 현 상황에 관심이 많고 또 그 것에 매력을 느낀다. 그런 나는 언제나 인물보다는 이야기를 따랐다. 인물로 말하자면 나는 흑도 백도 아닌 회색 인물을 좋아한다.
*올해로 당신과 아내 캐서린 제이타-존스의 결혼 10주년이 되는데 소감은.
-참 세월은 빠르다. 오는 11월이 우리의 결혼 10주년의 달이어서 난 그 때가 되면 병을 극복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몸으로 아내와 함께 기념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 지금 우리는 그 때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내가 아프기 때문에 그 날은 더 의미가 깊다. 정말로 그 순간을 아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는 대로 그것을 아끼려고 한다. 시간은 참으로 빨리 간다.
<박흥진 편집위원>
교도소에서 출감한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러스)는 재기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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