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스웨터가 편안할 정도의 차가운 기온과, 운전할 땐 그 스웨터가 약간은 버거운 뜨거운 햇볕이, 이제는 가을의 깊숙한 곳에 들어와 있음을 얘기해 주고 있다. 이런 계절엔 편지를 쓰겠다는 어느 가요에도 있듯이 좀 더 높아진 하늘도 보게끔 만들고, 생각도 깊어져서 글도 쓰게 만드는 아름다운 가을날, 난 지난 3개월간 여성의 창을 통하여 늘 글을 쓸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나의 눈을 통하여 들어왔던 삶의 창을 닫으려 하니, 처음에 우려했던 것처럼 지난 시간들이 꼭 숙제 제출하는 학생마냥 일주일을 부담감과 마감날짜 맞춰 산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저 지인들에게 쓰는 메일들이나 혼자 그때그때 떠올라 노트에 필기를 할 때는 그리도 술술 대하소설 버금가게 잘 풀리던 글들이 매번 지각생으로 원고를 겨우 보내게 되어서 늘 받으시는 분들에게 송구하였다.
아마도, 부담감 때문이었던 거 같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뜻은 내속 깊은 곳에서 꺼낸 보물 같은 마음인데, 그걸 포장하여 표현하는 나의 모자란 글 솜씨가 엉성한 모양이 되어, 그 안에든 내용물까지도 같이 그 가치를 발하지 못할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던 것 같다. 머릿속에 굴러다니는 생각들을 잡아 그럴싸하게 정리하거나, 내속에 너무나 많은 나를 달래어 정갈하게 한 마음으로 다듬어서, 글로써 가지런히 표현하는 작업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머리에 쥐가 나도록 절감했다.
그래도, 가끔은 내 글을 읽었다며, 그 내용과 나의 삶에 공감을 해주시는 분들을 대할 땐, 그래도 어눌한 글 솜씨도 그 속에 담긴 진심이 통하면 투박한 포장에 상관없이 전해지는 수가 있다는 진리를 다시 확인했다.
하긴 감동이란 기교가 아닌 마음이니까…
합격자발표를 기다리는 기대 반, 불안반의 마음으로 토요일 새벽마다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을 기다리시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도 지난 3개월 동안의 기쁨 중 하나였다.
그중, 가장 감사한 것은 나의 주위를 관심 있게 돌아 볼 수 있는 여유 있는 눈을 연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저 흘려보냈던 그림 같은 풍경도, 아이들과의 대화도, 지나간 나의 삶과 그리고 앞으로의 꿈들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었기에, 여성의 창을 닫으며 더욱더 영근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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