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잘 지내시죠? 허리가 아파서 찾아갈까 하는데요. 가까이 지내면서 연락도 자주 못하네요. 저녁 먹으로 한번 오세요”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목소리다. 건강 체질인 그녀는 웬만해서 아프지 않는데 자진해서 온다는 걸 보니 꽤 아픈 모양이다. 2년 전 어느 날 소화가 안되고 미식거린다며 한약을 먹고 싶은데, 애들 때문에 시간이 안되니 집에 와서 저녁도 먹고 진맥도 해 줄 수 있냐는 말에 그녀의 집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딩동~ 초인종을 울리자 쿠당탕 아이들의 뛰는 소리가 먼저 들렸다. 문이 열리며 3명의 아이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쳐다 본다.
아빠인줄 알고 뛰어나왔다가 생소한 방문객을 보고 엄마를 쳐다보는 아이들에게 ” 한의사 이모예요”라고 그녀가 소개해 줬다. 세 명의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집에는 아이들의 넘치는 생기가 가득하다. 정성스레 준비한 저녁 식사 후 맥을 짚어보고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 혹시 넷째 가진 거 아냐?” “아니에요.그럴리가요” 근심스런 표정을 짓는 그녀에게 “그래도 한번 테스트 해 보면 어때?”라고 말한 뒤 돌아온 며칠 후에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항상 명랑하고 쾌활하던 목소리가 평소와 달리 힘이 없었다. “언니 넷째 맞데요”라는 이야기에 “축하해” 라고 말은 하면서도 내가 정말 축하해도 되는 것인지 순간 망설여졌다. 그 후 용기 있게 넷째를 출산한 그녀. 허리 치료 후 몸이 가볍다며 활기찬 걸음걸이를 보여주는 그녀에게 “우리 맥 한번 짚어 볼까?”라고 얘기했더니 “언니, 난 이제 언니가 맥 짚어 준다면 괜히 겁이 나”라며 웃음 짓는 그녀. 시어머니와 함께해서 좋다면서도 아프신 몸으로4명의 아이들을 돌봐 주시는 시어머니께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그녀.
직장 생활을 하며 네 명의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생활에 치여 투정을 부릴 법도 한데 애들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감사하다는 그녀. 아이들 아빠가 넷째를 제일 예뻐한다며 웃는 그녀. 예전에 가졌던 학생 같은 동안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천사 같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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