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자 골목’ 브랜드 파워 확실한 자리매김
한인 신흥상권의 대표 주자인 플러싱 먹자골목은 젊은층을 겨냥한 주점과 다양한 먹거리의 요식업소들이 어울려 지난 금융위기와 불경기속에서도 독자적인 이미지로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비 온 뒤 땅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신흥 한인상권이 그렇다.
기존의 맨하탄 32가 한인타운과 플러싱 공영주차장 일대,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상권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새로운 상권이 두각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신흥 상권이 플러싱 머레이힐 일대의 먹자골목과 벨블러바드 상권, 160가의 신흥 상가, 스프링블러바드, 뉴저지 루트46일대 등이다.<관련기사 2008년 6월 C1면> 2000년대부터 급성장하던 이 신흥상권들은 그러나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적지않은 타격을 입는다. 미국 경제 뿐아니라 한인사회에도 직격탄을 던졌던 금융위기 후 3년, 신흥 한인상권의 모습이 어떻게 변했는지 돌아봤다.
1. 머레이힐 ‘먹자 골목’
■ 브랜드화된 지명
전주해장국 배은혜 사장은 7년간 린든 플레이스에서 영업하다가 1년 전 먹자골목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름대로 단골이 많던 자리였지만 세 들어 있던 건물이 팔리는 바람에 3배나 비싼 렌트를 내야 하는 150스트릿 옛 맷돌식당 자리로 들어온 것. 하지만 배 사장은 “손님이 워낙 많기 때문에 렌트가 아깝지 않다”며 “장사는 몫이라고 하더니 먹자골목이라는 이름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
다”고 말했다.
먹자골목은 이제 뉴욕 한인 상권중에서도 가장 ‘브랜드 파워’가 있는 지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마치 한국의 홍대앞, 대학로처럼 식당과 술집을 미리 정하지 않고 “먹자골목에서 만나자”라는 약속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편리한 교통과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들, 다양한 컨셉의 주점들이 밀집되어 모여 있는 지역적인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맨하탄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김상진씨는 “맛과 분위기, 가격 등에서 먹자골목만의 매력
이 있어 자주 찾는다”며 “머레이힐역에서 기차를 타고 20분이면 맨하탄에 다시 들어갈 수 있는 있는 것도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옛 ‘옷이 날개다’ 자리에 들어선 여성 의류전문점 ‘더 퀸’도 먹자골목의 활발한 유동성의 덕을 보고 있다. 술집 사이에 낀 의류점이 장사가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밤 늦은 시간까지 젊은이들이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노출도가 높다고 한다. 술 마시다가 잠깐 들어와 반짝 샤핑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먹자골목’은 플러싱 149-150가와 루즈벨트 애비뉴-41애비뉴 사이 블럭을 말한다. 롱아일랜드레일로드(LIRR) 머레이힐역이 있는 이 지역이 본격적으로 먹자골목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민속식당. 솔바우식당 등 몇 개의 식당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정도였다. 2001년 150스트릿에서 개업한 임훈재 치과 전문의는 “당시엔 한인 비즈니스도 별로 없었을 뿐 아니라 역 주변의 치안이 매우 불안정해서 위험한 느낌까지 주는 지역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팽창한 수준이 아니라 기존 업소간의 혹은 신생 업소와의 생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워낙 소문이 난 기존 업소들의 아성이 두텁기 때문에 웬만큼 특징 있는 메뉴와 맛이 아니라면 자리 잡기가 쉽지 않고 불과 몇 달을 못 버티고 가게 이름이 바뀐 매장도 적지 않다. 올해 2월 오픈한 세컨 플로어식당 김인식 사장은 “결국 젊은 층이 몰려야 장사가 된다”며 “인근 업소는 물론 젊은이들의 발길이 많이 몰리는 162스트릿 업소들과도 경쟁하기 위해 특선 안주 개발은 물론 영화 상영 등의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먹자골목에는 식당, 미용실, 세탁소, 델리, 치과, 영어교실 등이 꾸준히 들어서 현재 60여개 업소가 있다. 델리와 세탁소, 피자리아 등 10여개를 제외하면 대다수는 한인이 운영하는 업소들이고 플러싱에서 중국인의 입김이 거의 없는 드문 지역이기도 하다. 여전히 식당과 주점이 다수지만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놀이방등의 편의 시설과 전문직 사무실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들어선 7층 높이의 병원과 학원 건물은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박원영 기자>
C1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