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문제연구소, 최근 20%이상…20~30대 젊은층에서도 잦아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는 김(53)모 씨는 얼마 전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상습적으로 반복되는 부인의 폭력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생각에 이혼 상담을 받기 위해서였다.
김씨는 “한인 통념상 남편이 맞고 산다는 것이 창피해 그동안 숨겨 왔는데 사소한 폭력이 도를 넘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재혼 3년차인 40세 이 모 씨도 비슷한 케이스. 이씨는 “말끝마다 욕을 하는 부인이 자신에게 하다못해 두 자녀에게까지 언어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혼이 낫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토로했다. 한인사회에서 ‘가정폭력’하면 남편이 아내에게 휘두르는 폭력만이 부각되고 있지만 이처럼 부인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학대를 당해 상담기관을 찾는 한인남성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수년전까지만 해도 전체 가정폭력 상담 중 10% 이하를 차지했던 ‘학대 받는 남편’ 케이스가 지난 2~3년 전부터 20% 이상으로 부쩍 늘었다. 레지나 김 소장은 “근래 들어 아내로부터 폭력을 당한 문제로 상담을 받는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가부장적이고 남성 우월 사상이 깊게 자리 잡힌 한인사회를 감안한다면 실제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 맞는 남편’ 문제가 주로 노년세대에서 실직이나 퇴직 후 경제적으로 무력해진 남성들이 가정에서 무시당하고 구박받는 경우를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 소장은 “과거에 비해 20~30대 젊은 연령층의 커플들 사이에서도 남편학대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대부분 가사분담에 대한 의견 충돌이나 경제적인 문제가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노인층에서의 남편 학대는 주로 외도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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