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에도 페이먼트 허덕
법조계 일 못찾은 변호사 보험업계로
부채 시달리고 진로 바꾸고‘이중고’
법대를 나와 변호사가 된 한인 1.5세 박모(33)씨는 최근 학자금 융자 상환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변호사 구직을 포기하고 보험회사에 보험 에이전트로 취업했다.
동부에서 알아주는 명문대를 거쳐 미주리 법대를 졸업한 박씨는 학자금 대출로 10만달러가 넘는 빚을 안고 있지만 경기 침체 속에 법조계에서 일자리 찾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년간 학자금 융자 페이먼트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 박씨는 “학부와 법대의 비싼 등록금 대부분을 융자로 해결하다보니 졸업 후 이를 갚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2003년 LA로 유학 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한인 여성 김모(39)씨는 학비를 조달하느라 쌓인 부채를 견디다 못해 미국 정착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국한 경우.
유학생 신분에 학비 보조를 찾기 힘들었던 김씨는 크레딧카드 융자 등을 통해 학비를 해결하느라 2만5,000달러의 빚을 졌는데, 졸업 후 어렵게 유치원 교사직을 구했지만 월급만으로는 부채 페이먼트를 하기 힘들어 연체를 거듭하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것.
김씨는 “미국에서 직장 잡기도 힘든데다 어렵게 잡은 자리의 월급으로는 이자 갚기도 빠듯해 감당하기 힘들었다”며 “한국에서는 아동 영어교육 전문가로 일할 수 있어 학비 부채 청산이 더 쉬울 것 같아 한국행을 택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 이처럼 한인들을 포함한 미국 내 수많은 대학 졸업자와 학생들이 학자금 빚에 허덕이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4년제 졸업에 필요한 비용이 최고 20만달러에 달하는 사립대학들은 물론 UC 계열을 비롯한 공립대학들의 등록금도 크게 치솟고 있는데다 불경기로 구직난이 심화되고 실업률이 급등하면서 학자금 부채를 짊어진 대졸자와 학생들이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전체적으로 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학생부채 총액은 6월 말 기준으로 5,500억 달러로 1999년의 800억 달러에 비교하면 거의 7배나 증가했다. 연방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학생 부채는 총 8,05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 전체 실업률이 9.1%를 보이는 가운데 20~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거의 15%에 이르고 있다.
이는 지난 2003년 6.5%였던 대학생 부채 체납률이 지난 6월에는 11.2%까지 증가한 것에서도 그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다.
막대한 학자금 부채 때문에 파산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연방 파산법상 학자금 부채는 파산을 신청한다 해도 탕감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이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한 채무 중재기관의 관계자는 “한인들이 종종 학자금 부채에 대해 상담을 해오는 경우가 있으나 이를 도와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인 P 변호사는 “학자금 융자 페이먼트를 못내 힘들어하는 한인들은 은행이나 융자기관과 합의해 페이먼트를 연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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