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요즘 너무 힘들고 혼란스러워요. 과연 제가 맞는 길을 가고 있나 싶기도 하고. 대학에 가서 생명공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지금 도대체 뭐부터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해요.”
이렇게 서두를 꺼낸 10학년 M양의 이메일은 자신을 들여다 보고 한숨을 내쉬며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그리고…요새 정말 제가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공부는 해야 되잖아요. 영어 성적이 엉망인데도 앞날 걱정과 잡념에 휘말려 시간만 흘려 보내고 있어요. 게다가 12학년 언니들로부터 이런저런 대학에 지원한다, 뭐다…괜히 이런 소리를 들어서 더 어지러워요.”
시간관리에 유의하며, 스트레스를 피하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라고 조언하면 M양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몸과 영혼의 에너지 발전소>의 저자 짐 로허, 토니 슈워츠는 그런 처방전은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것으로 일축하고,‘에너지 관리, 스트레스 추구, 몰입’을 자아계발과 문제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바닥이 구멍 뚫린 배의 침수를 방지하려고 물 퍼내는 데만 시간과 노력을 들인 나머지 배가 나가야 할 방향타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면 그 배는 어떻게 될까. 이렇듯 짐과 토니는 열정ㆍ인내ㆍ몰입을 불러일으키는 에너지가 바로 목표의식이라 정의하고,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목표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무엇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헬스클럽에서 무거운 아령과 역기를 체계적, 단계적으로 들어올림으로써, 즉 근육에 스트레스를 가함으로써 근육질을 키우듯이 에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피하지 말고 오히려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트레스를 성장의 열쇠로 본 것이다.
N군을 예로 들자. 그는 SAT를 1년 넘게 준비해왔지만 연습시험을 치를 때마다 1,700~1,800점 사이를 맴도는데 그쳤다. 그런데 이번 10월 시험의 결과는 2,160점으로 치솟았다. 비결을 물어 보았더니 “여름방학 때 엄마에게 휴대전화ㆍ컴퓨터ㆍ게임기를 모두 맡긴 뒤 방문을 걸어 잠그고 연습에 몰입했다”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여름 전에는 문제를 그저 눈으로 훑어보며 시간을 때웠지만, 이번에는 긴장하고 마음으로 문제를 읽었다는 고백도 곁들였다.
N군의 성과에는 짐과 토니가 말하는 세가지 요소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선 학년이 바뀌며 긴장감이 돌았고, 자신이 가진 불만족한 점수와 목표하는 점수 사이에 놓인 크레바스(crevasse)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넘는데 방해되는 모든 요소를 차단시켰다. 특히 그의 몰입은 붓다 시대의‘빨리어(paali)’의 ‘사띠’수준에 이르는 집중이었다. 사띠는 각성(覺醒)된 상태에서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고 본질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것은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 집중을 통해 이루어진다.
M양에게는 짐과 토니의 포인트를 곱씹어 보고, 더불어 리더십과 경영의 그루스펜서 존슨이 쓴 짤막한 책들, 즉 ‘1분 경영, 1분 엄마, 1분 아빠, 1분 교사, 1분 세일즈맨’같은 시리즈 제목에 ‘1분’이란 단어를 붙인 이유가 무엇일까 알아보기를 권유한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무슨 일이든 핵심을 간파해서 몰두한다면 색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N군의‘1분 조언’에도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몰입하는데 무엇보다 방해되는 요소는 불안감이다. 불안감은 미래를 너무 앞당겨 보려는 데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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