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세칙*선관위 준비 미흡*무관심 3대 악재
▶ 긍정적 한인회 이미지 만들어야
실리콘밸리 한인회장 선거가 지난 24일 나기봉 후보가 당선되면서 막을 내렸다.
탈도 많고 말도 많았던 이번 선거에서 선거세칙과 선거관리위원회의 문제점이 어김없이 드러났다.
SV한인회는 25년 간 경선을 치러본 경험이 지난 15대와 이번 16대 딱 두 번이다.
2001년부터 2008년 3월 이전까지 7년간 한인회의 맥이 끊겨있었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같이 경험이 부족한 한인회가 선거를 치르다 보니 시작부터 문제점이 터져 나왔다.
일단 선거세칙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경선 경험이 거의 없으니 제대로 된 룰이 있을 리 없었다.
또 주변에 밀려 급조된 선관위원장을 자리에 앉혀놓고 선거를 치르려고 했다는 점이다.
선관위원장이 된 후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한인사회 결집력을 갖게 하는 한인회장이 선출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당초 예정됐던 한인회장 선거등록 마지막 날인 3월3일 나기봉 당선자가 선거세칙 등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등록일이 연기되자 하루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선관위원장에 사퇴했다. 그 후 몇 명의 선관위원이 줄 사퇴를 했다.
선관위가 중심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표류하다 새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이 임명되면서 겨우 몸을 추슬렀다.
하지만 선관위가 후보들의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관위가 해야 할 몫인 양 후보 토론회도 타 단체에 넘기고 뒷짐 지고 관망하는 등 시종일관 ‘불똥’이라도 튈까 노심초사했다.
투표 당일, 개표를 위해 SV한인회관에 모였을 때도 각 후보측 참관인 3명과 선관위원 등 11명만 개표 장소에 있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 그 안에는 기자들을 빼고도 실제 말했던 숫자보다 많았다. 또 개표 방식도 세 개의 투표함을 한꺼번에 열건지 아니면 하나씩 열건지도 현장에서 결정됐다. 득표수를 적는 칠판도 마련되지 않아 두 번째 투표함이 열리고 나서야 칠판이 마련됐고 투표용지를 묶는 밴드도 한참이 지나서야 공수돼는 등 전체적으로 준비가 미흡했다.
일각에서는 각 후보들도 지난 12일 5시 등록 마감 후 24일 투표가 진행될 때 까지 공약을 알리는 데 부족했다는 평가다. 또 선거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한인들이 부지기수였다. 비가 오는 등 궂은 날씨이긴 했지만 지난 선거 1,247명에 못 미치는 1,108명이 이번 투표에 참여했다는 점도 홍보가 부족했다는 반증이다. 지난 선거보다 투표장소를 두 군데나 늘렸지만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SV한인사회의 무관심도 한몫했다. 로렌스 플라자 내에서 투표가 진행됐지만 일부 한인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투표소를 그냥 지나치고 진행요원들이 투표 참여를 종용했지만 돌아 온 대답은 “관심없다”였다.
투표에 참여한 한인들은 “SV한인사회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하는 게 숙제”라며 “새로운 회장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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