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 핵심조항 4개중 3개 연방정부 권리침해 판결
‘불체 의심자 신분증 확인’은 유지… 전국적 파장 예고
이 이어졌던 애리조나주 이민단속법(SB1070)의 대부분 조항들에 대해 연방 대법원에서 위헌판결이 내려졌다.
그러나 연방 대법원은 일선 경찰이 불법체류가 의심되는 주민에 대해 이민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검문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려 전국적인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25일 연방 대법원은 애리조나주가 지난 2010년 제정한 이민단속법(SB1070)에 대해 연방 정부가 제기한 위헌소송 최종판결에서 이 법의 4개의 핵심조항들 중 ▲이민자가 합법 체류신분 증명 서류를 소지하지 않을 경우 이를 범죄로 간주하는 조항과 ▲공공장소에서 불체자들의 구직행위를 불법화한 조항 ▲추방 가능한 범죄가 의심되는 이민자를 경찰이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이민정책을 주관하는 연방 정부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며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존 로버트 대법원장을 비롯해 앤소니 케네디,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스티븐 브레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등 5명이 위헌 찬성으로 다수 의견을 내 연방 정부의 손을 들어줬고, 앤토닌 스캘리아, 클레어런스 토머스,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 등 3명은 위헌 반대입장의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소송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법무부 차관에 재직했던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은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교통법규 등 다른 위반으로 경찰의 검문을 받을 때 체류신분이 의심될 경우 합법 신분을 증명하는 서류 제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8명의 대법관 전원이 위헌 소지가 분명치 않다며 이 조항의 시행이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결 직후 잰 브루어 애리조나 주지사는 “사실상 우리의 승리”라며 “합헌 판정을 받은 경찰 검문권 조항을 즉시 시행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혀 불체자 단속 광풍이 또 다시 불어닥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대법원은 애리조나주가 이 조항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연방법과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위헌성 여부를 다시 심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날 대법원의 결정이 애리조나주 이민단속법의 대부분 조항을 무력화하는 쪽으로 내려졌지만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적 검문과 단속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경찰 불심 검문권’을 인정함으로써 사실상 무차별적인 이민자 단속을 허용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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