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에게 급하다고 해서 몇 천달러를 영수증이나 아무런 차용증 없이 돈을 빌려 주었는데 친구가 돈을 갚자 않아요 어쩌면 좋을까요?”
필자의 사무실로 종종 걸려 오는 전화 내용이다. 거의 30년 전 변호사 일을 처음 시작했던 병아리 변호사 시절에는 솔직히 이런 전화를 받으면 “설마”하며 놀라곤 했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들도 설마 그럴 수 있을까 하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이다.
몇 천달러 또는 몇 만달러나 되는 거금을 믿음 한가지만 가지고 그냥 빌려 줄 수 있을까?
담보도 없이 빌려갔다는 물적 증거도 없이 돈을 빌려 주었다면 돈을 빌려 준 사람은 어딘가 잘못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이런 문제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친한 친구 사이에서 이런 돈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사람을 믿어 준 것은 절대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악인들은 자기를 믿어 준 사람에게 마지막 단계에서 배신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흔히 아무런 증거도 없이 자신을 믿고 돈을 빌려 준 사람에게 나쁜 사람들은 돈을 갚으려는 노력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돈을 빌려 준 증거를 보이라’거나 ‘법적으로 하라’는 등 억지를 부린다.
필자는 이런 억울한 경우를 당한 사람들을 대신해 소송 과정을 거쳐 돈을 받아 준 경우가 많다.
‘악인’들은 돈을 빌렸다는 증거될 만한 서류나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케이스가 안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웬만해서는 돈을 빌려주지 않고 돈을 빌려 주었다고 억지를 부릴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언젠가 법원에 접수시켰던 케이스가 생각난다.
여자 친구들끼리 돈 문제로 법적 문제로까지 비화된 케이스였다.
피해자는 어느 날 친구가 찾아 와 2만달러가 급하다며 두 달만 쓰고 이자까지 계산해 현금으로 갚겠다고 사정해 친구를 믿고 선뜻 친구에게 돈을 빌려 주었다.
물론 아무런 서류 작성도 없이 말이다.
그러나 그 친구는 두 달 후에 돈을 갚기는커녕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자며 오히려 배짱을 부렸다.
필자는 피해자를 대신해 소송을 시작했다. 아무런 물적 증거가 없어 힘든 케이스였지만 결론적으론 판사를 설득 시켰다.
판사가 우리 고객을 믿어 주었다. 판사도 인간이다. 판사 역시 돈을 빌려 주지 않은 사람이 거짓말을 하며 돈을 빌려 주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은 것 같다.
이번 칼럼의 요점은 법원에서 피해자가 증인을 세워 돈을 빌려 준 관계의 내용들을 설명하는 것도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물적 증거’는 아니지만 ‘말로 하는 증거(Testimonial)’인 것이다. 나쁜 사람들로 인해 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fsp@dkpv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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