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 체형에 대비하기 위해 세 가지 크기(대형^중형^소형)로 준비된 교황복이 4일 이탈리아 로마 시내 가마렐리 양복점에 전시됐다. 가마렐리는 1922년 이후 교황의 의복을 제작해 왔다.
바티칸에는 “뚱뚱한 교황 다음에 마른 교황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교황의 체중을 말하는 게 아니라, 성향이나 추구하는 이념, 혹은 경력 등을 염두에 둔 은유적 표현이다. 추기경들은 전임 교황이 소홀히 했던 가치를 추구할 인물, 전임 교황과 다른 성향의 인물을 새 교황으로 뽑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만약 이번 콘클라베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다면 베네딕토 16세에게 결여됐던 가치를 추구할 인물이 교황에 오를 공산이 크다. 베네딕토 16세는 ▲타종교와의 화해문제를 등한시했고 ▲교황청 개혁에 실패했으며 ▲성직자의 아동 성폭력 사건 대응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이 과오로 지적된다.
종교간 화해를 추진할 인물로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소통을 연구하는 학자이기도 한 안젤로 스콜라(72ㆍ이탈리아) 추기경, 이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피터 턱슨(64ㆍ가나) 추기경 등이 꼽힌다. 또 오랫동안 가톨릭 진보 세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온 로드리게즈 마라디아가(71ㆍ온두라스) 추기경은 보수 쪽으로 쏠린 바티칸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인물로 꼽힌다.
역대 교황 265명의 출신을 보면 이탈리아인이 210명으로 압도적 다수. 프랑스(16명), 그리스(12명), 독일(8명) 등을 합하면 사실상 유럽이 교황권을 독점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약 추기경들의 중지가 비유럽권 쪽으로 모인다면 가톨릭 교세가 가장 강한 중남미 추기경들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2005년 콘클라베 유력 후보였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7ㆍ아르헨티나), 세계 최대 가톨릭 국가 브라질 출신의 오질루 셰레르(64) 추기경 등이 주목 받고 있다. 마르크 우엘레(69ㆍ캐나다),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56ㆍ필리핀) 추기경도 이 기준을 충족한다.
흑인 교황이 탄생할지도 초미의 관심사. 영국 도박사들은 제3세계 교황 선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피터 턱슨 추기경을 가장 유력 후보로 꼽는다. 로버트 사라(68ㆍ기니) 추기경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하지만 두 번 연속 교황 자리를 놓쳤던 이탈리아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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