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는 “야호”, 부모는 “어휴”
▶ 한국행·학원비용 만만치 않아
다음 달부터 기나긴 여름방학이 시작돼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환호성을, 학부모들은 걱정이 앞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모들은 10주에 걸친 여름방학은 보내기에 따라 다음 학기의 걸림돌이 될 수도 디딤돌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기간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어떻게 알차게 보내느냐에 따라 자녀들의 공부 및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11살 난 사내아이를 둔 산라몬 거주 최모(37)씨는 요즘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가진 회사 동료 등 주변 사람들에게 여름방학 동안 아이를 어디에 보낼지 묻느라 여념이 없다.
최씨는 “아들이 이번 여름방학이 끝나고 가을학기에 중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며 “여름방학 내내 학기 중과 비슷한 스케줄을 유지하며 공부만 하는 것도 안 좋지만, 그렇다고 공부에서 손을 떼고 마냥 여름만 즐기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박모(43, 산타클라라)씨는 “4, 7, 8학년에 다니는 세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에 사는 친정집에라도 가고 싶지만 항공권과 친척들 선물에 체류비용까지 8~9,000달러는 드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서 “아이들은 속도 모르고 사촌 동생과 형 만나러 한국에 가자고 보챈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반대로 초등학교 딸 하나를 둔 김모(41, 산마테오)씨는 “해마다 시부모님이나 친정어머니가 미국에 왔는데 올해는 한국을 가본적이 없는 아이에게 한국문화 체험도 시킬 겸 함께 가기로 결정했다”며 “비싼 항공료가 부담스럽기는 해도 여름방학이면 비싸지는 데이케어 비용을 감안하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주관하는 여름방학 모국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정부 보조를 받아 비용이 저렴하지만 성적 우수 학생들을 추천받아 선발하는 형식이기에 경쟁이 치열하고 개별로 보낼 경우 한국문화 체험에 드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여름방학은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자녀 맡기는 문제로 고민이 깊다. 저학년 자녀의 한국 방문은 어머니가 자녀를 동반해야 하기에 맞벌이 부부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김모(40, 포스터시티)씨는 “아내도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3학년 아들을 어디에 맡길지 찾아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라며 “우리 같은 맞벌이 부부에게는 여름방학이 즐겁지도 달갑지도 않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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