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고한 뜻 지금도 되새겨"
▶ 기념일 맞아 순수했던 열망 되돌아봐
30년 전 UC버클리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최했던 옛학우들이 다시 뭉쳤다. 30년의 세월 동안 사회를 책임지는 기성세대로, 한인커뮤니티 역동성의 주체자로, 각자의 영역을 구축한 전문가로 변화한 이들은 30년 전 정의를 갈망했던 젊음의 순간으로 되돌아가 그 시절을 추억했다.
지난 18일 오후 2시 UC버클리 스프라울 홀(Sproul Hall) 앞에 모인 제이 최 산타클라라카운티 교도소 심리분석가(동서 상담치료 연구원장), 노재경 통역가, 잔 김 CPA는 "1983년 5월 11일 광주의거 3주년 기념식을 개최한 UC버클리가 기폭제가 돼 UCLA, 뉴욕 등 미국 각 대학으로 한인학생운동이 번져나갔다"며 "당시 UC버클리에 300여명이 모인 대규모 행사였다"고 회고했다. 이들 외에도 유승관 치과의, 강정인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광주의거 3주년 기념식 준비위원으로 뜻을 같이했다.
광주사건을 AFKN과 비디오를 통해 접하게 된 이들은 폭력의 참상에 경악했고 철저한 언론통제 하에 놓여있는 조국의 미래를 근심했다. 30년 전 5월 11-17일 기념식 기간 동안 고 김대중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 이신범 당시 민청련 상임의장 등의 강연회가 진행됐고 학생들은 왼팔에 검은 띠를 두르고 등교하며 미국의 한국 외교정책에 시정을 요구하는 발표문을 배포했다. 또 UC버클리 드위넬 홀(Dwinelle Hall)에서 광주 필름을 상영, 참석자들에게 광주의거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줬다. 이 행사를 주도했던 제이 최 심리분석가는 "호남 출신 일반동포들도 대거 참석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며 "이후 준비위원들은 UC버클리 한국역사 스터디그룹 ‘호롱’을 조직, 10년간 지속해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이 있었기에 한국정치가 발전할 수 있었다"며 "한국정치사에 전기를 마련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때로는 광주정신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보면 씁쓸하다"면서 "그 순수하고 숭고한 뜻을 이제는 각자의 삶에서 실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제이 최 심리분석가가 30년 동안 보관해온 그날의 자료들을 보며 그때의 의미를 되새겼던 이들은 "30주년을 맞이해 5.18 학술대회 등 행사를 개최하고 싶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전문인로서 사회에 유익을 끼치겠다"고 밝혔다.
<신영주 기자>
30년전 UC버클리 학생 시절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도했던 이들이 모여 순수한 정신을 되새겼다. 제이 최 심리분석가, 노재경 통역가, 잔 김 CPA(오른쪽부터)가 1983년 당시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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