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식, 한편의 서사시
▶ 광활한 국토와 문화, 예술적 우월성 포커스
7일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가운데 모스크바 성 바실리 성당을 형상화한 알록달록 거대한 풍선들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연합>
러시아의 모든 것이 녹아든 한 편의 대서사시였다. 7일 러시아 소치의 해안 클러스터 내 피시트 스테디엄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 행사‘러시아의 꿈’은 현장에 모인 4만여명의 관중과 지구촌 30억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500억달러가 넘는 거액을 쏟아 부어 준비한 올림픽의 문을 활짝 여는 행사답게 러시아가 자랑하고자 하는 요소가 총망라된 드라마가 눈앞에 펼쳐졌다. 300편이 넘는 TV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약 30편의 영화제작에도 참여한 콘스탄틴 에른스트는 러시아의 전성기와 부활을 세계에 알렸다.
■화려한 개막
객석을 메운 관중이 카운트다운을 함께 외치고 ‘2014년’을 상징하는 현지시간 7일 20시14분(LA시간 오전 8시14분) 정각부터 본격적인 공연의 막이 올랐다.
러시아어로 ‘사랑’을 뜻하는 ‘류보프’라는 이름의 소녀가 먼저 등장해 관객의 시선을 무대로 끌어당겼다. 류보프의 침대에 놓인 동화책 속에서는 러시아어 알파벳 하나하나가 ‘바이칼 호수’ ‘차이코프스키’ ‘스푸트니크’(최초의 인공위성) 등 러시아를 상징하는 것들을 소개해 러시아의 위상을 뽐냈다.
이어 무대에 나타난 류보프가 연을 날리며 날아올라 우랄 산맥, 바이칼 호수, 캄차카 반도 등을 표현한 조형물 사이를 누벼 러시아의 광활한 대지를 자랑했다.
이 속을 누비는 여정이 시베리아의 추코트카에 닿자 150개 민족의 전통의상을 입은 500여 명이 19세기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더 보로딘의 ‘이고르 공’을 제창해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선수 입장
이 날의 주인공인 선수들은 다른 올림픽처럼 무대 가장자리가 아닌 중앙에 뚫린 길을 통해 지하에서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국가인 러시아가 무대를 채우자 관중 대부분이 기립해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음악소리도 더 커져 피시트 스테디엄은 떠나갈 듯했다.
88개국 선수가 입장을 마치고 중앙 통로가 닫히고서는 경기장 안팎에서 다시 굉음과 함께 불꽃이 피었다. 이어 러시아가 생겨날 때부터 피시트 스테디엄의 건설까지 역사를 훑은 ‘러시안 오디세이’가 흐르고 무대에는 혹독한 겨울이 찾아온다.
눈 속에서 ‘트로이카’(삼두마차)가 공중을 가로지르며 태양을 끌고 오자 러시아의 부활을 알리는 듯 새 봄이 돌아왔고, 모스크바 성 바실리 성당을 형상화한 알록달록 거대한 풍선들 사이로 화려한 군무가 펼쳐졌다.
■개막 선언과 성화 점화
개막 선언에서는 개최지를 결정하는 IOC 총회에서 영어 연설에 나서는 등 소치 올림픽 유치를 위해 발로 뛰었던 푸틴 대통령이 직접 무대에 올라 겨울 스포츠 제전의 시작을 알렸다.
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발레곡인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선율 속에 ‘평화의 비둘기’ 공연이 이어져 축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대미를 장식한 성화 점화와 불꽃놀이가 이어질 때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트레팍’이 울려 퍼져 ‘러시아의 꿈’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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