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4년전 결승전 패배 아픔 5-1로 갚아
▶ 우승후보 초토화 월드컵 사상 최대 충격 안겨
로빈 반 페르시가 전반 44분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아래 사진은 아르옌 로번이 후반 8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컨트롤 하고 있다. 여기서 로번은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오렌지 ‘복수혈전’이었다.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이틀 만에 FIFA랭킹 1위인 ‘무적함대’ 스페인을 침몰시키는 핵탄두급 충격파를 던졌다.
로빈 반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르엔 로번(바이에른 뮌헨) 두 걸출한 수퍼스타가 2골씩을 합작하는 맹활약을 타고 디펜딩 월드컵 챔피언 스페인을 5-1로 괴멸시키며 4년전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당한 0-1 패배의 아픔을 화끈하게 되갚았다.
13일 브라질 살바도르의 폰치노바 경기장에서 벌어진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네덜란드는 전반 27분 스페인에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종료직전인 44분 반 페르시의 환상적인 헤딩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뒤 후반 8분 로번의 역전골을 시작으로 내리 4골을 스페인 골네트에 꽂아 넣으며 그 누구도 예상 못한 5-1 압승을 거뒀다.
스페인은 4년전 남아공월드컵에서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한 뒤 결국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이번엔 참패의 충격이 워낙 커 어쩌면 회복불능의 치명타를 맞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 입장에선 더 욕심낼 수 없는 완벽하게 화끈한 ‘복수혈전’이었다. 하지만 초반 분위기는 오히려 스페인 쪽이 돋보이는 듯 했다. 4년전 결승전보다 훨씬 박진감 넘치는 격전으로 펼쳐진 리매치에서 스페인은 전반 26분 디에고 코스타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사비 알론소가 성공시켜 먼저 기세를 올렸다.
사비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 사비 알론소 등이 미드필드를 컨트롤한 스페인은 상대적으로 선이 굵은 스타일로 맞선 네덜란드를 압도하는 듯 했다. 전반 43분에는 이니에스타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실바가 단독찬스를 잡았으나 칩샷이 골키퍼에 살짝 걸리는 바람에 추가골을 놓친 것이 스페인으로선 이날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리고 이 추가골 실패 직후 곧바로 네덜란드의 동점골이 터졌다. 불과 1분 뒤인 전반 44분 해프라인 왼쪽에서 달리 블린트가 수비 뒤쪽으로 길게 올려준 볼을 반 페르시가 쇄도하며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 1-1을 만들었다. 스페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는 꼼짝도 못하고 골이 네트에 꽂히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이후 사기가 치솟은 네덜란드는 후반 들어 가공한 파괴력의 파상공세로 철벽을 자랑하던 스페인 수비라인을 거의 멘탈 붕괴 상태까지 몰아넣었다. 후반 8분 해프라인 인근에서 블린트가 길게 올려준 볼을 환상적인 볼 터치로 멈춰 세운 로번은 곧바로 스페인 센터백 듀오 제라르 피케와 서지오 라모스를 가볍게 따돌리고 강력한 왼발슛을 꽂아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19분에는 웨슬리 스나이더의 왼쪽 프리킥을 골키퍼 카시야스가 판단미스로 뒤로 흘리자 스테판 더프레이가 골문안에 밀어넣어 3-1을 만들며 승기를 굳혔다.
연속될 실점에 혼이 나간 듯한 카시야스는 27분 수비의 백패스를 잘못 터치하는 바람에 반 페르시에 가로채여 이날 4번째 골을 헌납한 뒤 거의 고개를 들 수 없는 처지로 떨어지고 말았다.
반면 이미 흥이 절정에 달한 네덜란드는 후반 35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로번이 폭풍질주로 수비수와 카시야스까지 농락하며 강력한 왼발슛으로 연결, 스페인 골문에 이날 5번째 골을 꽂아 넣었다. 월드컵 역사상 디펜딩 챔피언이 당한 최악의 패배 신기록이었다.
이후 엄청난 충격에 빠진 스페인에게서 지난 수년간 세계축구를 호령했던 절대강자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스페인은 남은 두 경기를 이기고 조 2위로 16강에 오르더라도 A조 1위가 예상되는 개최국 브라질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네덜란드는 이날 가공한 파괴력을 선보이며 유력한 우승후보 대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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