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결 안정된 조직력과 템포 조절로 러시아와 1-1
▶ 홍명보호 22일 알제리 상대 16강행 승부수 던진다
‘뼈아픈 순간’ -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가 후반 29분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비록 목표인 첫 승을 얻지 못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으나 안정적인 템포 조절과 한결 나아진 수비 조직력이 희망을 안겨준 경기였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벌어진 러시아와의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근호의 선제골에도 불구, 1-1 무승부로 승점 1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16강 경쟁에서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일단 절대 져서는 안될 상대인 러시아를 상대로 무승부를 건지면서 오는 22일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16강을 향한 승부를 걸어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이날 빠른 역습에 강한 러시아를 의식, 전반 수비라인을 깊이 내리고 템포를 최대한 죽이면서 숏 패싱게임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고 상대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승부를 걸겠다는 작전으로 나섰다.
전반 9분 수비 뒷공간을 노린 박주영의 쇄도에 맞춰 이청용이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찔렀으나 패스가 약간 강해 첫 찬스를 놓친 뒤 10분에는 손흥민이 역습상황에서 왼쪽에서부터 치고 들어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회심의 오른발슛을 때렸으나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가고 말았다.
이날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이날 양팀 모두 조심스런 경기운영을 한 전반 그나마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전반 38분엔 박주영이 공중볼을 따내 내준 헤딩 패스로 좋은 슈팅 찬스를 잡았으나 이번에도 너무 힘이 들어갔는지 슈팅이 하늘로 향하고 말았다. 이에 앞서 34분엔 구자철의 중거리슛이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나가 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한편 러시아 역시 초반엔 조심스런 탐색전으로 나섰고 한국의 두터운 수비벽에 막혀 전반엔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한국의 수비라인은 미드필드진은 물론 공격수들까지 수시로 깊숙이 뒤로 내려와 유기적인 협력수비를 펼치며 러시아에 쉽게 역습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에서 55-45로 러시아를 압도했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시작 직후 잠시 집중력이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다. 중앙에서 상대에게 위협적인 중거리슛 기회를 내주는 바람에 정성룡의 선방에 위기를 넘긴 한국은 이어진 코너킥에서 바실리 베레주츠키에게 옆그물을 때리는 아찔한 헤딩슛을 허용했다.
한국은 후반들어 공격적인 모드로 전환했고 구자철과 기성용, 김영곤이 잇달아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때렸는데 이때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는 모두 막아내기는 했으나 뭔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은 이 불안함이 한국의 선제골로 직결됐다.
후반 11분 박주영 대신 투입된 이근호가 지친 러시아 수비를 상대로 양쪽 측면을 오가며 활박한 돌파를 시도하면서 한국의 공격은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러시아 역시 승점 3을 얻기 위해 공격적으로 전환하면서 전반보다 훨씬 오픈된 경기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23분 센터서클 지점에서 볼을 잡은 이근호가 정면으로 드리블해 들어가다 다시 한 번 페널티아크 앞에서 중거리슛을 때렸고 볼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으나 아킨페예프는 볼을 잡으려다가 뒤로 빠뜨리며 한국에 선제골을 헌납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후반 29분 교체로 들어온 러시아의 베테랑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중앙수비수 홍정호가 다리 근육통으로 황석호로 교체된 직후 중앙 수비가 뚫리고 말았다.
러시아의 돌파로 문전 혼전 중 정성룡의 다이빙 선방 직후 황석호가 골문 바로 앞에서 걷어낸 볼이 상대선수에 맞고 곧바로 케르자코프 앞에 떨어지는 불운이 겹치는 바람에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한편 한국은 이날 손흥민(전반 13분), 기성용(전반 30분), 구자철(후반 45분) 등 주력 선수들이 무더기로 옐로카드를 받아 나머지 경기를 앞두고 경고 주의보가 켜지고 말았다. 한 번만 추가경고를 받으면 다음 경기를 결장해야 하는데 이들이 하나같이 없어서는 안될 주축선수들이어서 매우 조심스런 플레이가 불가피하게 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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