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틸리케 감독 취임으로 살펴본 한국축구 외국인 감독 역사
▶ 1991년 크라머 감독으로 출발…히딩크 감독‘4강 신화’영광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모두 7명의 외국인 사령탑이 거쳐갔다. 외국인 감독의 역사는 영욕으로 점철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에 외국인 사령탑 시대를 연 인물은 1991년 1월 취임한 데트마르 크라머(독일) 감독이다. 크라머 감독은 이듬해 바르셀로나 올림픽 대표팀의 총감독 겸 기술고문으로 한국호 선장이 됐고 28년 만의 올림픽 본선 자력 진출을 이끌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크라머호는 훈련 방식에서 비롯된 차이 때문에 국내외 코치진 간 분열에 시달렸다. 크라머 감독은 끝내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올림픽 본선 전인 1992년 3월 사임했다.
2호 외국인 감독은 1996년 7월부터 한국을 이끈 아나톨리 비쇼베츠(러시아) 감독이었다. 비쇼베츠호는 1996년 3월 애틀랜타 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올림픽 본선에서는 목표로 내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올림픽까지가 계약 기간이던 비쇼베츠 감독은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후 국내 지도자가 독점하던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외국인 사령탑에 넘긴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준비하면서다. 한국 대표팀을 이끈 역대 최고의 명장으로 평가받는 거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1년 1월 월드컵 개최국으로 꼭 16강에 올라야 한다는 지상과제를 지닌 한국 대표팀을 맡았다. 그리고 이름값이 아닌 실력에 의존한 선수 선발, 합리적인 훈련, 대표팀 내 위계질서 타파 등 한국축구에 대한 일대 수술을 단행했고 그러한 개혁은 2002년 월드컵에서 아무도 꿈꾸지 못한 ‘4강 신화’로 결실을 봤다.
히딩크호의 성공에 고무된 한국은 이후 한동안 외국인 사령탑에 지휘봉을 맡겼다. 그러나 후속 외국인 사령탑 체제하에서 한국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히딩크호의 성과와 대비되면서 후속 외국인 사령탑의 실패는 더욱 도드라지기만 했다.
2003년 2월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 감독의 1년 2개월의 임기는 ‘오만 쇼크’와 ‘몰디브 망신’으로 요약된다. 출범한 지 6개월 만인 2003년 10월 오만에서 열린 아시안컵 2차 예선에서 약체인 베트남과 오만에 연달아 0-1, 1-3 충격 패를 당했다. 코엘류호는 이듬해 3월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몰디브와 0-0 무승부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코엘류 감독은 이 경기를 계기로 회생할 수 없는 타격을 입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어 요하네스 본프레레(네덜란드) 감독이 실추된 한국 축구의 명예를 다시 회복하라는 사명을 띠고 2004년 6월 지휘봉을 잡았으나 결과는 역시 실망스러웠다. 본프레레호는 2005년 3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 0-2로 패한 뒤 그해 8월 동아시아연맹(EAFF) 선수권에선 2무1패로 최하위에 그치고 중도하차했다. 자진 사임 방식을 택하긴 했으나 사실상 경질이었다.
이어 2005년 10월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 감독은 그래도 코엘류, 본프레레 감독에 비하면 나은 성적을 거뒀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 나간 아드보카트 감독은 토고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의 2-1 역전승을 이끌어 한국축구 사상 첫 원정월드컵 승리를 따냈다. 2차전이던 프랑스전에서 1-1 무승부를 이루면서 16강 진출의 기대감도 키웠다. 스위스와 3차전서 판정 논란 속에 0-2로 지면서 목표인 16강 진출은 실패했으나 나름 성공적인 월드컵을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월드컵까지이던 계약기간이 끝나자 지휘봉을 내려놨다.
다음 지휘봉은 핌 베어벡(네덜란드) 감독에게 넘어갔다. 베어벡 감독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과 이듬해 7월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일구겠다는 단기 목표를 잡고 출항했다. 그러나 한국이 아시안게임 4위, 아시안컵 3위에 그치며 그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결국,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지 13개월 만이자 계약 기간을 1년 이상 남겨두고 2007년 8월 스스로 물러났다. 이후 국내파 지도자들로 대표팀을 이끌어오던 한국 축구는 7년 만에 다시 외국인 지도자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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