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불법체류 신분으로 도넛가게를 운영하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춘선(60)씨가 정부, 기업, 동포의 힘으로 10일(현지시간) 귀국 길에 올랐다. 주휴스턴 총영사관 댈러스 출장소, 대한항공, 포트워스 한인회를 비롯한 한인들이 오갈 데 없던 이 씨의 귀국행에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허종수 한마음교회 목사를 비롯한 교인들이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에서 이 씨의 무사 귀국을 기도하고 있다. 2014.9.11
미국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오갈 데 없던 우리 국민이 동포, 정부, 기업의 힘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뇌졸중으로 좌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탄 이춘선(60)씨는 동포·외교부 관계자의 환송을 받고 10일 오전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그가 대·소변을 가리기 어렵고 주위 사람의 도움 없이 거동하지 못하는 터라 서남 침례교회 정경무 전도사가 인천까지 동행한다.
이 씨가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기까지 주휴스턴 한국총영사관 댈러스 출장소(이하 출장소)와 대한항공, 그리고 포트워스 한인회를 비롯한 한인 동포들이 큰 힘을 보탰다.
출장소에 따르면, 3개월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 씨를 치료하던 포트워스 사립 휴걸리 메모리얼 병원은 ‘의학적 치료가 끝나 요양이 필요하다’는 소견서와 함께 지난달 20일 이 씨를 택시에 태워 출장소에 보냈다.
불법 체류 신분으로 현지에서 도넛 가게를 운영하던 이 씨의 요양 치료를 한국 정부 기관에 맡긴 셈이다.
포트워스에서 2시간 떨어진 곳에 사는 딸마저 여러 사정으로 아버지 부양에 어려움을 호소하자 출장소가 이 씨의 귀국에 앞장섰다.
먼저 간호사 출신으로 현지에서 활발하게 봉사 활동을 벌이는 김혜란 씨(미국 이름 헬레나 김)에게 연락해 이 씨를 보살펴달라고 부탁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 씨는 만사를 제쳐놓고 그간 닦아 둔 미국 인맥을 동원해 이 씨를 댈러스 파크랜드 병원에 입원토록 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불법 체류 신분으로 미국 정부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이 씨가 무상으로 입원할 수 있도록 힘썼다.
이 씨가 다니던 한마음교회의 허종수 목사를 필두로 여러 교인과 포트워스 한인회, 뉴송교회, 서남 침례교회는 이 씨의 귀국 항공료와 요양 시설 사용료를 모금했다.
대한항공 댈러스 공항지점과 로스앤젤레스 본부는 이 씨의 건강 상태 등을 면밀히 점검해 안전하게 귀국하도록 출입국 절차를 지원했다.
환자의 상태와 다른 손님의 편의를 고려해 대한항공은 이 씨 일행이 따로 조성된 비즈니스석을 사용토록 배려했다.
이 씨의 딱한 사정을 접한 외교부는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 사회 봉사단체와 접촉해 귀국 후 이 씨가 요양 시설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알아봤고, 이 결과 이 씨의 형이 사는 안양시에서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 씨는 귀국 후 말소된 주민등록번호를 되찾고 기초생활수급(생활보호) 대상자로 인정받으면 안양시 담당 요양 시설에서 무료로 머물 수 있다.
눈물을 훔친 이 씨는 "좋은 몸 상태로 고국에 돌아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며 귀국을 위해 힘쓴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 씨와 인천까지 동행한 정 전도사는 "한국에서 들려오는 여러 어려운 소식을 접한 가운데 이 씨를 도우려고 숨은 곳에 진실한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안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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