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 열정으로, 뛰자 희망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60여 개국 1,700여명의 시각장애인 들이 지난 5월 10일-17일 8일간 서울 잠실체육관에 모이는 운동 대회가 있어 개막식에 참석하고 게임도 보고 입상한 육상 팀에게는 메달도 달아주고 돌아 왔다.
이 얘기를 하면 대부분 “시력이 없이 어떻게 운동경기를 하지요? 무슨 경기를 했어요? 참 신기합니다” 라며 놀라는 표정이다.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 보자. 올림픽 경기종목 중에 시력 없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육상, 체스, 축구, 골볼, 유도, 역도, 쇼다운, 수영, 덴핀 볼링 등 9개 종목이 있었다. 육상에서 약시자는 흰색 선을 보고 혼자 달렸으나 전맹(시력이 전혀 없음) 선수는 자기와 실력이 비슷한 선수가 손잡고 함께 뛰어 준다. 축구는 대부분 약시자들이었는 데 공에 소리 나는 장치를 넣었고 공 표면에는 반짝이는 색깔을 붙여서 조금은 보는데 도움을 주었다.
쇼다운 경기는 탁구를 변형시킨 것으로 조금 작은 탁구대 크기에 둘레를 막아서 공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며 노란색에 좀 무거운 공을 손바닥 보다 조금 큰 나무 패드를 오른손에 들고 굴리면서 상대방 중앙에 있는 구멍으로 넣는 것이다. 이것도 소리를 들으면서 하는데 전맹들이 아주 즐겨하는 실내경기 중 하나다.
한국에서는 102명이 출전하여 종합성적 5위를 했다. 1등은 두 번째로 많은 135명이 참석한 러시아가 차지했다.
국제 시각장애인 스포츠연맹(International Blind Sports Association)은 1981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돼 국제 장애인 올림픽위원회 산하 국제 공인 기구로 시작, 현재 11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거스 히딩크 감독은 조직위원회 명예위원장으로 다음과 같은 축사를 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어떻게 달릴 수 있는지? 어떻게 공을 찰 수 있는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곧 관점의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이는 것이 아닌 들리는 것으로 스포츠를 하는 것, 새로운 관점의 스포츠, 바로 시각장애인 스포츠라는 것입니다. 그 새로운 관점을 지닌 이번 경기에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모든 선수들은 좌절 대신 용기를, 포기 대신 도전을 선택한 인간승리의 영웅들이었다. 이 뒤에는 물론 주변의 많은 분들의 격려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있었다.
이제 “나도 하고 싶다,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향해 우리는 서로 서로 손잡고 함께 더불어 도움을 주고받으며 아름다운 평화의 세상을 건설해야 한다.
성 프란시스코의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라는 기도문 중에는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 이라는 말이 있다. 나눔의 향기가 더욱 멀리 온 세상에 광명의 빛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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