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기 퇴출 움직임과 맞물려 불만·증오 표출 추정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증오 범죄 연관성을 캐내고자 최근 미국 남부 5개 주 흑인 교회 6곳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 수사에 나섰다. 지역 경찰은 최소 3건 이상을 방화로 추정했다. 사진은 지난 24일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로 현관이 전소한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한 흑인 교회.
최근 미국 남부 지역의 흑인 교회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자, 증오 범죄와의 연관성을 캐고자 미국 연방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9일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 시사주간지 타임, 공영방송 NPR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미국 주류·담배·화기·폭발물 단속국(ATF)은 화재가 발생한 흑인 교회 지역의 경찰과 손잡고 증오에 따른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합동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 언론을 보면, 21일 테네시 주 녹스빌의 칼리지 힐 제7일 안식일 재림 교회가 불에 탄 것을 비롯해 조지아 주 메이컨(23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워런빌(26일)의 흑인 교회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동시다발로 발생했다.
수사 당국은 4건의 화재 중 최소 3건 이상이 방화라고 단정했다.
경찰은 24일 테네시 주 깁슨 카운티, 26일 플로리다 주 탤러해시의 흑인 교회에서 난 불에 대해 번개나 누전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정확한 원인을 찾고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명 사고는 나지 않았으나, 샬럿 흑인 교회의 화재는 크게 번져 불을 끄려고 소방관 75명이 출동하기도 했다. 교회 본관이 전소한 탓에 이 교회는 25만 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를 봤다.
미국 언론과 수사 기관은 이번 화재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흑인 교회 총기 참사 이후 일주일 사이에 발생한 사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7일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힌 백인 청년 딜런 루프(21)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유서 깊은 흑인 교회에서 총격을 퍼부어 성경 공부를 하던 흑인 9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미국의 뿌리 깊은 흑백 차별이 다시 한 번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참사의 주범인 루프가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치를 주장한 남부연합 13개 주의 깃발인 남부연합기를 들고 사진을 찍은 것을 계기로 남부연합기 퇴출 운동이 정·재계는 물론 미국 전역에서 거세게 불었다.
결국, 이로 인해 입지가 좁아진 일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흑인 교회에 일부러 불을 질러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증오 범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인권 단체인 남부빈민법센터(SPLC)는 흑인 공동체의 상징이자 중심인 흑인 교회를 겨냥한 백인 우월주의자의 습격이 남부에서 자주 발생한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 화재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며 흑인 혐오에 따른 방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폴 브레슨 FBI 대변인은 온라인 매체인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 6건의 화재 모두 증오범죄라고 단정하기에 너무 이르다면서도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고자 범행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했다.
루프의 범행 이전 흑인 교회를 표적으로 삼은 백인 우월주의자의 공격 중 최악의 참사는 1963년 앨라배마 주 버밍엄의 흑인 침례교회 폭발 사건이다.
쿠클럭스클랜(KKK) 단원 4명이 다이너마이트를 동원해 자행한 폭탄 테러로 4명의 흑인 소녀가 목숨을 잃고 약 20명이 다쳤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