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성결혼 합헌판결 파장
▶ 교인들도 충격“잘못된 인식 확산 우려 ”텍사스“종교신념 따라 반대 허용”성명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 이후 반대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8일 시애틀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행사에 나온 참가자들의 모습.
지난 26일 내려진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판결의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동성결혼 반대입장을 분명히 해 온 한인 교계는 대법원 결정에 반발하는 공식 성명을 통해 유감을 표하고 나섰고, 전국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동성결혼에 계속 반대하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인 교계 반발성명
남가주 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최혁 목사·이하 교협)는 이번 사태와 관련 공식성명을 발표하고 대법원 판결에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많은 한인 교인들은 주말 예배와 모임 등에서 이번 결정에 따른 충격과 놀람을 표시하고 의견을 나누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교협은 이번 성명에서 “하나님은 남자가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룬다(창세기 2장24절)는 규법을 주셨다”고 전제한 뒤 “동성애를 정상적인 결혼의 하나로 인정하고 권장할 필요는 없다.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판결이 신앙생활과 삶에 많은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교협은 이어 “성경 말씀 때문에 동성애자들이 사회의 냉대와 차별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동성애자들이 당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이해하고 치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많은 한인 교인들은 주말 교회에서 삼삼오오 모여 이번 연방 대법원 결정을 성토하고 이번 결정이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인 교계에서 동성애가 사회이슈로 떠오른 지난 수년 동안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사실을 자성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남가주교협 전 회장인 변영익 목사는 “한인 교계 99.9%는 동성애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류 교계와 연대나 여론조성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 시대가 변해 동성애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인정되는 분위기지만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사실도 교계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동성결혼 반대 움직임 본격화
주 정부의 동성결혼 금지는 위헌이라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도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에서 보수의 본산을 자처하는 텍사스주의 켄 팩스턴 텍사스 주 법무장관은 동성 부부의 결혼 허가증을 발급하는 주 내 카운티 법원 직원들에게 종교적 신념으로 동성결혼을 반대하면 그에 따라 결혼 허가증을 내주지 않아도 된다는 성명을 28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6일 동성결혼 합헌결정과 함께 미국 50개 주에 동성결혼 허용판결을 내린 연방대법원의 방침을 거스른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한 팩스턴 장관은 “대법원의 판결이 수정헌법 1조에서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권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며 “카운티 법원 판사와 직원들이 종교자유의 신념을 바탕으로 동성결혼 반대태도를 고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성결혼 허용이 전국을 아우르는 법이 된 이상 이같은 주장은 효력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는 동성결혼에 반대해 온 보수 기독교 인사들을 결집하는 기폭제 노릇을 해 종교의 자유와 자유·평등의 시각으로 갈린 동성결혼 논란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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