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락사고 부상자들 지안시 중의원에서 ‘불면의 밤’
지난 1일 중국 지린성 지안에서 발생한 버스 추락사고로 부상 공무원이 단체입원한 지안시중의원 외관. 2015.7.2
’가까스로 살아남아 병원에 입원하긴 했지만, 도저히 잠들 상황도 아니고 잠도 안 옵니다. 먼저 간 동료들이 눈에 밟혀요.’
지난 1일 오후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에서 역사문화탐방 중 버스 추락사고를 당한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환자들은 병원에서도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었다.
2일 오전 3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4시) 지안시 전역에 비가 오는 가운데 연합뉴스 특파원이 지안시중의원(集安市中醫院)에 도착했을 때 환자와 보호자격인 동료 공무원들은 침상과 복도 간이의자에서 저마다 잠 못 이루며 뒤척이는 모습이었다.
2개 병실에는 약하게 전깃불을 켜놓았고 나머지 병실은 불을 끈 상태였다.
각자 중경상을 입은 환자들은 침상에서 붕대를 팔다리에 감거나 얼굴부위에 붙이고 팔에는 링거를 꽂은 채 진료를 받고 있었다.
얼굴 전체에 타박상을 입은 한 여성환자는 간병하는 동료 공무원의 손을 꼭 붙잡고 신음을 내뱉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거동이 불편한 남성환자는 통역을 통해 간호사를 불러 침대 주변에 담요를 두르게 하고는 간이변기에서 겨우 볼일을 보기도 했다.
병실 복도에서 만난 보호자 격의 교육생 4명은 초조한 표정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이들은 환자들과 함께 행정자치부 소속 지방행정연수원이 운영하는 ‘중견리더과정’에 참가한 교육생들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소속 5급 지방직공무원들이다.
신분을 밝히기 꺼린 한 교육생이 "중국 언론에서 사고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도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가 연결이 잘되지 않자 실망하는 기색을 나타냈다.
다른 교육생은 "오늘 지안은 소나기가 오다가 맑다가 했다"며 "다리에서 추락한 차량에 탑승하지 않아 정확한 사고경위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병원을 관리하는 중국 현지 당국은 한국 언론의 취재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 기자가 병원 내부를 취재하자 기관원으로 보이는 2명의 남성이 다가와 소속과 신분을 묻더니 "더는 취재할 수 없다"며 병실 접근을 막고 나섰다.
의원 원장도 나서서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해야 하니 취재를 삼가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기관원들은 "멀리서 와서 피곤할 텐데 우리가 준비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오전 기자회견 때 질문을 하라"며 의원에서 차량으로 10여 분 떨어진 곳으로 안내했다.
한편, 이번에 사고를 당한 교육생 일행은 전국 자치단체에서 참가한 144명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3일까지 4박5일간 중국 옌지(延吉)·단둥(丹東)·다롄(大連) 일대의 고구려·발해 유적과 항일 독립운동 터를 둘러볼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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