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후보들끼리 비난·조롱 점입가경
▶ 지도부 경고 불구 트럼프 인기는 여전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블러프톤에서 열린 킥오프 캠페인에서 연설하기에 앞서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공화당이 난장판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대선을 향한 공화당 당내 경선이 진흙탕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모양새다. 이래가지고서는 민주당을 대적해 정권탈환의 꿈은 커녕 보수세력들의 자중지란에 빠질지 모른다.
공화당 난장판 경선의 중심에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69)가 서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튀어 나오는 돌출행동에 공화당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혼란의 틈을 타 트럼프의 당내 인기도는 최고조에 달하고있다.
지난주 실시된 워싱턴포스트, ABC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무려 24%의 지지도를 보였다. 2위보다 10%포인트나 더 앞서 공화당 지도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트럼프의 반이민, 전쟁포로 비하 발언 등으로 자칫 본 선거에서 공화당이 후폭풍을 맞아 대선 패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도부는 2주 전 트럼프의 막말 시리즈가 시작되자 곧바로 자제를 요청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미 멕시코계 이민자에 대해 “강간범” “살인범”등의 막말을 퍼부었고 멕시코 정부에 대해서도 범죄자를 미국으로 보내는 나라라고 맹공을 퍼부어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주에는 전쟁영웅으로 추앙받는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을 조롱하는 막말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전쟁포로로 잡혔는데 무슨 영웅이냐며 매케인을 공격한 것이다.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매케인과 참전용사 단체들은 크게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트럼프의 사과는 없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트럼프는 21일한 유세에서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멍청이’(jackass)로 부르며 막말 파동을 비꼬았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의 전화번호를 공개하면서 인기를 구걸하는 자로 맹비난했다.
그레이엄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매케인 의원에 대해 한 말은 아주 공격적인 것”이라면서 “우리 공화당과 국가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해야 할 시점에 트럼프는 (막말로) 멍청이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화가 난다. 트럼프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으며 이것이 그에게는 종말을 알리는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21일 그레이엄 의원의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 블러프턴 유세에서 “이 ‘바보’ (idiot) 같은 린지 그레이엄이 TV에 나와서 나를 멍청이라고 부르는 것을 봤다”면서 “그는 릭 페리만큼도 똑똑하지 못한 것같다”고 받아쳤다.
트럼프는 특히 그레이엄 의원의 전화번호까지 꺼내 흔들면서 “이 사람이 4년 전에 내게 전화를 걸지 않았겠나. 그래 맞다. 3∼4년 전에 심지어 내가 그를 잘 알지도 못하던 때에 그는 내게 전화를 걸어 폭스뉴스(프로그램)에서 좋게 언급해 달라고 부탁하고 선거자금 좀 받으러 가도 되겠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계속되는 막말 파동에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트럼프를 ‘암’ (cancer)에 비유하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2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이즘’ (Trump-ism)이라는 암에 맞서 보수주의를 지켜야 한다. 여러분이 수요일(22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내 행사에 동참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페리만이 아니다. 공화당 잠룡들은 물론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주요언론과 매케인 의원의 가족들도 일제히 ‘트럼프 때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전방위로 확산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지율은 오히려 파죽지세로 상승하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의 공동 여론조사(16∼19일·1,002명)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24%의 지지율을 기록해, 2위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13%)를 두 자릿수 차로 앞섰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12%에 그쳤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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