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대학생 3명, 70일간 대장정 끝 뉴욕 도착
70여일 동안 3,500마일의 미 대륙 동서 자전거 횡단에 성공한 김상학(왼쪽부터), 김지민, 연두흠씨가 27일 퀸즈 플러싱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에서 온 24세 동갑내기 대학생 삼총사가 자전거 하나로 미대륙 횡단의 꿈을 이뤄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바로 김상학(계명대 경영학과 휴학), 연두흠(대구 보건대 스포츠 재활과 2학년), 김지민(영진전문대 전자정보과 2학년) 등 혈기 넘치는 경상도 사나이 세 명이다.
지난 6월17일 태극기가 달린 자전거와 배낭 하나씩을 둘러메고 비행기에 몸은 실은 뒤 샌프란시스코에 내린 이들 세 청년은 그날부터 LA-애리조나-그랜드캐년-플래그 스태프-콜로라도-로키산맥-덴버-시카고-디트로이트-캐나다 윈저-토론토-나이애가라-뉴욕에 이르기까지 미 대륙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지르는 장장 3,500여 마일 여정을 70여일 동안 자전거 페달과 씨름한 끝에 마침내 이달 25일 뉴욕에 도착했다.
퀸즈 플러싱에서 27일 만난 이들은 “어린 시절 동네친구들끼리 모여 ‘까짓것 한번 해보자’며 떠나왔던 여행이었던 만큼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따지지도 않고 무모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도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여행의 계기는 김상학씨로부터 시작됐다. 올해 5월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으로 호주로 떠났던 김씨는 그곳에서 한 미국인 여행객을 만났다. 자전거 하나로 전 세계를 여행 중이던 그에게 매료된 김씨는 그 길로 곧장 다시 짐을 싸서 돌아와 대구의 친구들과 자전거 미 대륙횡단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입을 맞춘 삼총사는 부랴부랴 3주 만에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기업후원 유치도 기획했었지만 결국 무산돼 결국 부모의 도움과 자비로 미국 땅을 밟았다. 사실상 자전거 초보였던 이들 셋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과의 싸움이 늘어갔다고 고백했다.
연두흠씨는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LA로 향하며 열흘간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첫 이틀간은 라면도 끓여먹고 정말 여행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피로와 배고픔이 엄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작정 지도를 보고 동쪽으로 내달렸던 이들은 빠듯한 여행경비 탓에 숙박업소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매일 저녁 길가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잤다.
“애리조나 사막을 가로질러 달릴 때가 가장 힘들었다”는 김지민씨는 “100마일 ‘No Service’ 구간을 지나며 세 명 모두 탈수 상태에 빠져 약 70마일 지점에서 모두 주저앉았다”며 “그때마침 지나가는 백인 신사의 도움으로 그 구간을 겨우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태극기를 달고 미 대륙을 가로지를 때면 마치 소름이 돋는 듯한 감동을 느끼곤 했다”며 “각 지역의 한인들로부터 많은 도움도 받았다.
특히 디트로이트에서는 마침 광복절을 맞아 그 지역한인들과 함께 위안부 소녀상 건립 1주년 행사에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지인들의 도움도 잊을 수 없다”며 “여행 전 우려와 달리 직접 겪어본 대다수 미국인들은 정말 친절했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정말 무모한 여행이었지만 젊기에 할 수 있었던 도전이었고 무사히 여정을 끝마치게 돼 자랑스럽고 행복하다”며 “덕분에 앞으로 펼쳐질 인생의 여정에도 당당하게 나설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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