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격적인 총격 사건이 잇달아 벌어진 미국에서 이번에는 경찰이 상의를 벗고 양손을 든 백인 남성을 총으로 살해해 논란을 자초했다.
1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시를 아우르는 인근 벡사 카운티 경찰국 소속 경관 2명은 지난달 28일 오전 가정 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해 체포에 불응한 길버트 플로레스(41)를 총으로 살해했다.
총기 사고가 빈번한 미국에서 특이할 만한 내용이 없어 보였지만, 플로레스의 사망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비무장 시민을 대상으로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지역 방송인 KSAT는 사건 현장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이 장면을 찍은 마이클 토머스에게 100달러를 주고 영상 독점 방영권을 샀다.
토머스는 최근 경찰이 연루된 총격 사건이 많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기록하고자 동영상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KSAT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나도는 영상을 보면, 플로레스는 상의를 완전히 탈의한 채 집앞을 뛰어다니며 체포에 나선 경찰과 숨바꼭질을 했다.
그러다가 양손을 하늘 위로 들고 항복하겠다는 뜻을 보였지만, 그에게 총을 겨눈 경관은 총을 2차례 발포했다. 플로레스는 그대로 쓰러져 숨졌다.
동영상이 공개되자 미국 언론과 누리꾼은 경찰이 양손을 든 시민을 총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그레그 바스케스, 로버트 산체스로 알려진 두 경관은 10년차 이상의 베테랑으로 현재 직무 정지 처분을 받고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 두 경관은 ‘보디 캠’을 착용하지 않았다.
비난이 확산하자 경찰은 경관 출동 당시 집에 여성과 아이가 피를 흘린 상태였고, 플로레스는 칼을 들고 경관과 대치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치한 20분간 전기 충격기(스턴 건) 등 덜 치명적인 장비를 동원해 경관들이 플로레스를 검거하려 했으나, 플로레스가 계속 저항한 바람에 실패했다며 어쩔 수 없는 발포였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항변했다.
벡사 카운티 검찰청은 사건 장면을 더 가까운 거리에서 더 분명하게 담은 또 다른 동영상을 확보했다며 토머스의 동영상 등 여러 자료를 취합해 정확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사건의 파문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벡사 카운티 경찰국은 경관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동영상을 공개한 언론사를 비난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벡사 카운티 경찰국은 트위터에서 "동영상이 공개되자 외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경찰국을 향해 부적절한 반응을 쏟아냈다"면서 "경관들이 유죄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에게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비윤리적인 보도를 한 KSAT 방송에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생각을 밝히고, 우리의 생각과 같다면 이런 보도가 이 지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경찰국 언론 담당관인 제임스 키스는 "휴스턴 인근 해리스 카운티의 보안관 대리 대런 고포스가 주유소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용의자의 총에 맞아 숨진 것을 보면 우리에게도 어떤 일이 닥칠 지 모른다"면서 "안전을 위해 경관이 정복 대신 사복을 착용하고 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경관의 발포가 과연 적절했는지를 큰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특별 요원을 파견해 사건 조사 과정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