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건비 상승·강화된 노동규정 맞서…실사단 파견
한인 의류업체들이 밀집해있는 LA 다운타운 패션지구.
LA 다운타운의 한인 의류업계가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과 강화된 노동법 규정 등에 맞서 텍사스 주 엘파소로 생산기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2일 한인사회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에 따르면 한인의류협회(회장 조내창)는 최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엘파소 생산기지 계획을 논의하고 사업장 이전을 위한 실사단을 조만간 파견하기로 했다.
협회 측은 1차 실사단 파견을 통해 엘파소 생산기지 이전 가능성과 시장성을 진단한 뒤 2∼3차 실사단을 보내 심층적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한인 의류업계가 ‘LA 엑서더스’를 추진하는 것은 LA 시의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과 유급병가 시행 등 한층 강화된 노동법 규정 때문이다.
앞서 LA 시의회는 지난 6월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차례로 15달러(1만6천600원)까지 인상하는 ‘최저임금 인상 조례안’을 승인했다.
LA의 시간당 최저 임금은 내년 7월 10.50달러, 2017년 12달러, 2018년 13.25달러, 2019년 14.25달러, 2020년 15달러로 올라간다. 2020년부터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해 인상된다.
여기에 지난해 한인 의류·봉제업체들이 밀집해있는 LA 다운타운 자바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돈세탁·탈세 단속에 이어 최근 연방 정부의 노동법 위반 단속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기지 이전을 부채질한 요인이다.
현재 LA 다운타운 내 자바시장을 비롯한 패션지구 일대 의류·봉제업체 40여 곳이 엘파소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의류협회 김대재 이사는 LAT와의 회견에서 "시간당 임금이 상승하고 한인 의류·봉체업체에 대한 단속이 잇따르는 시점에서 엘파소 생산기지 이전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연방 정부가 작년 한인 의류업체들에 대한 돈세탁·탈세 단속 과정에서 선량한 업체까지 죄인 취급을 하는 것을 보고 한인 의류업계의 정치적 힘이 얼마나 미약한지, 주류 사회가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깨닫게 됐다"고 했다.
김 이사는 이어 "엘파소 시 정부 관계자와 생산기지 이전에 관한 협의를 예정"이라며 "멕시코와 인접한 엘파소는 임금이 싼 데다 노동법 단속도 LA만큼 강하지 않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엘파소 시 정부도 기지 이전을 위한 각종 세금 혜택과 인센티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파소 시는 리바이스·랭글러·엑셀 등 유명 의류회사들이 터전을 잡고 있다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멕시코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실업률이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유대계가 장악했던 LA 다운타운 패션지구에서 한인 의류·봉제·원단업체들이 첫발을 내디딘 것은 지난 1970년대다.
한인 의류·봉제·원단업체 종사자들은 특유의 근면성으로 영역을 넓혀 지금은 패션지구 내 절반 가까이를 한인 업소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LA 시 정부도 한인 의류·봉제업체들의 엘파소 이전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의 대변인은 "가세티 시장이 엘파소 생산기지 이전 소식을 듣고 시의회에 중소기업에 대한 세금 공제, 융통성 있는 보건·안전 허가 등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윌리엄 앨런 LA 경제개발공사 사장은 "LA 카운티와 LA 시의 역점사업은 영화와 의류 등 2가지"라며 "우리는 의류업계가 빠져나가면서 실업률이 증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