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획시리즈 -“우리 아이들 한국어교육 이대로 좋은가 <1>
▶ 한국학교 유아·초등비율 85% 이상... 비정상 * 미 최대 SV학교도 유·초등 1002명, 중·고 176명
“대입 도움 안 돼” · “이정도 배웠으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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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교육의 시작은 언어에서부터 시작된다. 모국어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이해하고 습득하게 된다. 유아반을 거쳐 고학년 반으로 올라가면서 언어 실력이 늘고 내면이 많이 영글어지는 만큼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게 된다. 하지만 정작 사정은 다르다. 대부분의 한국학교들에서 고학년이 사라지고 있다는 탄식이 들려오고 있다. 기획시리즈를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한국학교의 현 상황을 되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제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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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를 찾는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는 게 걱정입니다.”언뜻 들어보면 어릴 때부터 한국어를 배우는 게 뭐가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정작 중·고등학생의 수는 큰 폭 줄어들고 있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3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 8월 말 한국의 교육부로 귀임한 신주식 교육원장은 떠나기 전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게 확인됐다”며 “어떻게 하면 청소년층을 학교로 불러 모을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심해야 한다”고 탄식했다. 실제로 재외동포재단 홈페이지의 한글학교 섹션 내 ‘학교정보관리’에는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관할의 한국학교 81개가 등록돼 있다. 해당 학교 정보를 원할 시 마우스를 클릭하면 그 학교의 학생 수와 유아 및 초중고반의 학생 수(성인반도 통계에 나와 있지만 제외)가 세분화 돼 나온다.
한국학교 중 세계 최다 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한국학교(교장 윤제인)도 끼어 있다. 해당 웹사이트에 기재된 최종수정일인 올해 2월 7일을 기준으로 이 학교의 총학생수는 1,196명(올 가을 학기 기준으로 1,200명이 넘었다)이다. 이중 유아반이 일시와 영주를 합쳐 278명, 초등반은 724명이다. 그러나 중등반으로 가면서 갑자기 학생 수가 127명으로 뚝 떨어진다. 고등반으로 가면 또 다시 반에 반 토막이 난 49명으로 감소한다. SV한국학교 유·초등반을 합치면 1,002명이지만 중고등반을 합치면 176명에 불과하다.
산호세 천주교 한국학교도 총학생수 140명(9월17일 기준) 중 유아 40명, 초등 64명, 중등 5명, 고등부로 올라가면 단 한명의 학생도 없다. 뉴비전 한국학교도 총학생수 118명(9월11일 기준)에서 유아 31명, 초등 64명, 중등 16명, 고등 8명으로 줄어든다. 임마누엘 한국학교는 총인원이 101명(9월14일 기준)으로 유아 46명, 초등 43명, 중등 12명 고등반은 한 명도 없다. 오클랜드 연합감리교회 부설 오클랜드 한국학교도 총 89명(9월22일 기준) 중 유아 21명, 초등 50명, 중등 2명이다. 고등부는 역시 한 명도 없다.
그래도 그나마 샌프란시스코(구 상항) 한국학교는 총 102명(3월3일 기준)에서 유아 32명, 초등 30명, 중등 19명, 고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같이 80명 이상의 학생을 보유한 한국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심각한 역삼각형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밑으로 갈수록 학생들이 사라지는 심각한 형태를 뜻한다.
이와 관련 SV한국학교 윤제인 교장은 “영·유아반과 초등학교 4학년까지 한국학교에 잘 보내지만 중학교부터 주말에 클럽과 축구, 야구 등 스포츠에 보내거나 과외, SAT 준비를 시키느라 한국학교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그는 “이제 이 정도면 자녀가 읽고 쓰는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점도 한국학교를 점차 멀리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정작 중학생은 돼야 한국문화와 한국을 이해하게 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한국학교의 저연령화에 대해 신주식 전 교육원장은 “좋게 보면 한국어 조기 교육이라고 할 수 있지만 중고등학생이 같이 늘어야 균형 잡힌 교육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정체내지는 줄고 있어 재외동포 교육면에서 대처가 시급하다”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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