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러기 가족’의 허와 실- 부작용과 대책
▶ 성장기 가장의 부재 자녀 정서에 부정적 가족간 유대감 약화돼
자녀의 교육 뒷바라지를 위해 부부가 떨어져 사는 ‘기러기 가족’들은 미국에서 조기유학을 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신분 문제가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는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통상 비용절감 차원에서 기러기 엄마들이 가장 선호하는 비자는 학생비자(F-1)인데 아이들과 미국에 입국한 30~40대 엄마들이 I-20를 받아 학생비자로 신분 변경을 할 경우 아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공립학교 진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학생 비자로 신분 변경 뒤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한국에 나갔다가 비자를 거부당해 기러기 엄마는 물론 학생 본인까지 미국에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거주 기러기 엄마였던 최모씨는 미국 내에서 체류신분 변경을 해 I-20를 발급 후 공립 고등학교를 다니던 자녀와 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서울 미국 대사관은 최씨의 학생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자녀마저 미국행 길이 끊겼다. 대사관 영사는 최씨의 미국행 목적이 공부가 아닌 장기체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 비자 심사가 강화되면서 30~40대 엄마들이 자녀 동반 학생비자를 신청할 경우 자녀 교육용 학생비자 취득 목적으로 의심해 거부율도 높다.
이경희 변호사는 “미국에서 공부할 나이가 아닐 경우, I-20 발급한 곳이 전문학위 기관이 아닐 경우, 직장 경험이 없을 경우 대사관은 학업 가능성을 의심한다. 미국에서 학생신분으로 변경해 아이들까지 동반할 경우에는 한국을 나가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기러기 가족들이 겪는 문제는 결국 가족간의 단절이 가장 크다. 기러기 부부들은 자녀교육을 위해 미국행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자녀가 신체 및 지적 장애인, 왕따 등 학교폭력 피해자일 경우 엄마들은 미국 교육을 선호한다.
반면 기러기 부부들은 향후 닥칠 부작용은 외면한 채 장밋빛 미래만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한 상담 전문가는 “기러기 부부들을 상담할 때 가장 큰 우려는 장기적인 안목이 없다는 점”이라며 “엄마와 자녀들이 아빠하고 떨어져 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가장의 부재는 아빠와 자녀, 남편과 아내 사이에 감정교류 기회 자체를 차단하는 결과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에서 성장기를 보낸 조기유학 또는 기러기 자녀들은 한국의 부모나 아빠를 남처럼 취급할 때가 많다. 성장한 자녀들은 부모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소통을 꺼려한다. 일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정이 그립다며 한국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럼에도 기러기 부부를 선택할 때는 가족 간 신뢰를 주고 꾸준한 왕래를 하는 것이 좋다.
이 전문가는 “기러기 부부 당사자들의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기러기 부부를 선택했을 때 서로가 얼마나 자주 만날지, 가족 간 생이별이 유발하는 취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기러기 부부를 얼마 동안 할 것인지 등 사전에 온가족이 동의할 수 있는 계획과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
김형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