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음악회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는 것 같기도 하고 조금은 이상했음을 부인 못하겠다. 앙코르란 음악회 말미에 청중들의 요청으로 또는 음악인들이 요청을 예상하고 2-3개 곡을 준비하는 게 관례인 줄로 알고 있었는데, 음악회 자체를 통째로 다시 한다니 생소하지만 참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길게는 1년 , 짧게는 3개월이 소요된다는 음악회를 다시 준비하는 비비안 김 아시안 아메리칸 여성전문직 전국연합회 회장과 임원들, 자원 봉사자들이 얼마나 수고했는지 짐작이 갔다.
어느덧 가을의 중반, 단풍냄새 흠뻑 내뿜는 아름다운 저녁 날씨는 마치 모든이들을 축복하는 것 같다. 펼쳐질 음악회가 설렘 속에 몹시 기다려졌다.
음악회 당일 300여석을 꽉 메운 청중들에 답례라도 하려는지 출연한 모든 음악인들의 열정을 감지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음치요, 악보 문맹이라 음악회 후 관람평이란 가당치도 않으나 음악회가 너무 좋아 용기를 내 이 글을 쓴다.
김영수 박사가 지휘하는 13명으로 구성된 프로 아트(Pro Arte) 챔버 오케스트라의 ‘Eine Kleine Nachtmusik- a little night music’ 소야곡은 익숙한 곡이나 전문 음악인이 아닌 사람들에겐 제목이 선뜻 생각나지 않았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며 청중들을 함께 연결시키는 데 성공적이었다.
이어 20명의 어머니들로 구성된 워싱턴 메트로폴리탄 여성 합창단(WMWC) 합창단원들은 그 동안 갈고 닦은 훌륭한 기량으로 아름다운 음악들을 선사해 주었다.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는 좀 색다른 느낌이었다. 수없이 많은 ‘아베 마리아’는 주로 교회나 결혼 예식 때 연주된다고 하는 데 나는 몇년전 동구라파 여행 중 한 성당에서 들은 아베 마리아(슈베르트인지 바흐/구노의 것인지 기억나지 않음)가 인상적이었다. 성당 벽으로부터 반사돼 울려 퍼지는 선율이 참 좋았던 기억이 난다.
또 헨델의 ‘나를 울게 버려두오(Lascia, Ch’io pianga)’는 2001년 조수미 초청음악회 때 처음 접한 후 내가 힘들 때 늘 들어오던 잔잔한 음악인데 어머니 합창단원들이 내 마음을 헤아린 듯 들려주어 음악회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으나 우리들에게 익숙한 주옥같은 오폐라 아리아들과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선사한 노바(NOVA) 오페라단의 성악가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지휘자 김영수 박사, 피아노 반주와 합장단 지휘로 실제 음악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정세영 박사에게 특히 감사한 마음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한국가곡 몇 곡을 첨가 했었으면 하는 점이었지만 대체적으로 깊어가는 가을, 10월의 서정에 어울리는 아름답고 훌륭한 음악회였다. 모든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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