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박물관 건립안 승인 의미
▶ 주거용 별도 부속건물로 수익성 확보 내년 7월 착공예정… 한인 동참 절실
한국 전통과 미국 문화의 융합미를 살린 한미박물관 건립 조감도.
지난 24일 LA 시청 시의회실. 한미박물관 건립안의 LA 시의회 통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케이 송 이사, 아이린 홍 프로젝트 디렉터 등 박물관 관계자들은 시의회가 한미박물관 프로젝트를 일사천리, 만장일치로 승인하자 데이빗 류 시의원과 함께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한인이민 113년 역사에서 변변한 박물관 하나 없었던 한인사회가 그동안 염원했던 한미박물관(Korean American National Museum) 건립안을 LA 시의회가 만장일치로 승인한 것이다. 의결에 참여한 시의원 11명 전원이 다문화 사회 이민역사의 보존과 문화전승을 기원했다.
한미박물관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이대로 진행된다면 2016년 7월1일 LA 한인타운 6가와 버몬트 애비뉴 서남쪽 공용주차장 부지에 한미박물관 착공식이 거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미박물관은 한옥 양식의 3층 전통 건축물 양식으로 지어진다. 한국 전통지붕의 선을 최대한 살리면서 지붕의 연속으로 LA의 다문화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이어가는 이미지를 담게 된다.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한쪽 날개로, 주류사회 및 타민족과의 교류를 다른 쪽 날개로 삼아 양쪽 날개로 날아야 할 한인 이민사회 현실을 담아낸 디자인이다.
한옥 지붕과 전통정원, 꽃담 등 한국 전통미를 살리면서 문화교류 공간으로서의 실용성을 갖춘 독특한 건축양식의 한미박물관은 누구나 한국을 체험할 수 있는 LA 의 문화적 오아시스가 될 전망이다.
■복합디자인 별개 건물
한미박물관 서쪽과 남쪽 벽면에는 7층짜리 거주용 아파트가 들어서 박물관과 거주용 빌딩이 혼합된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부속 거주용 빌딩은 한미박물관의 꾸준한 운영을 가능케 할 수익원 확보라는 점에서 절묘한 수로 평가받았다.
박물관은 건립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대를 이어 영원히 유지·관리할 수 있는 관리문제가 더 중요하다. 미국 내 크고 작은 대부분의 소수민족 박물관들이 건립 후 관리비 부족 문제에 봉착해 제대로 박물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 거주용 아파트와 박물관을 같이 건립한다고 하니 한 건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번 한미박물관은 복합건물의 디자인으로 설계됐지만 실제로는 별개의 건물이다. 소수계 박물관의 대표적인 박물관인 LA 다운타운의 일미박물관도 LA시의 부지 제공으로 건립됐다.
일미박물관 그레그 키무라 관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박물관은 건립 후 운영비 문제가 아주 중요하다. 아파트 임대수익을 통한 박물관 관리비 해결은 놀라운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키무라 관장은 “여러 박물관들이 이같은 형태의 수익구조를 통해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미박물관은 민간인과 민간기업들의 기부금 외에 회원 모집, 기념품 판매 등 운영비 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화유산의 산실
한인이민 113년, 한인사회는 수많은 이야기 속 감동을 꽃피워 왔다. 패망한 고국을 떠나 낯선 하와이 농장에서 새 삶을 일궈야 했던 이민선조들의 피와 땀, 일제강점 아래 조국 독립을 열망하며 물심양면 지원했던 민족 사랑의 정신, 소수계 이민자로서 감수해야 했던 차별이란 아픈 역사, 그 속에서 기적처럼 일궈낸 아메리칸 드림의 성공신화들… 한미박물관은 이같은 코리안 아메리칸의 역사를 보존하고 주류사회와 한인 후대에 보여줌으로써 한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한인사회 적극 동참 기대
이제 남은 과제는 한인사회의 동참이다. 건립기금 모금부터 자원봉사까지 미국 땅에 발 디디고 사는 코리안 아메리칸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뿌리가 없는 나무는 부초처럼 흔들린다.
초기 이민선조들이 흘린 땀과 눈물, 그들이 보여준 조국에 대한 사랑과 헌신은 한인사회의 든든한 정신적 뿌리가 되고 있다. 코리안 아메리칸 이민역사는 이제 1세기를 지났다. 미처 챙기지 못한 유물과 유산을 찾아 보존하자. 2~4세 차세대에게 먼저 온 이들의 이야기와 흔적을 전승할 때 ‘우리가 누구인지’ 기억할 수 있다.
미주 한인사회 구성원 모두의 후원 덕에 한미박물관이란 문화유산 보존시설 완공을 축하하는 날을 기다려본다. (213)388-4229, kan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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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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