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 대로 거둔다는 씨뿌림의 법칙이 있다. 너무도 당연한 진리지만 중요한 것은 씨 뿌리는 계절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때를 놓치면 씨앗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이 없다. 때를 맞춰 씨를 뿌리면 거두는 것은 하늘의 몫이다.
지난주 합창단 바자회를 무사히 마쳤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에 마음을 졸이며 동분서주하던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우리의 간절한 바람 덕분에 바자회를 여는 시간 내내 날씨는 화창했다. 이미 반은 성공한 것 같은 기쁨으로 쌀쌀한 추위도 잊었다.
몇 주 전부터 모여 의논하고 계획하고 시장조사하며, 부족한 것은 없는지 빠뜨린 것 없는지, 시간을 쪼개고 준비한 씨뿌림의 법칙이 맞아들었다. 음식 조리하는 냄새와 벼룩시장에서 아이들이 손님과 흥정하는 소리, 학부모들의 수다 소리까지 너무 정겨웠다.
왁자지껄했던 행사가 끝나고, 피로가 몰려왔지만 서로를 바라보며 뿌듯함이 느껴져 전에는 없었던 정이 묻어난다.
어떤 행사든 잘 마무리하려면 보이지 않는 많은 손길들과 애씀이 있어야 한다. 이번에도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수고로 계획했던 것 이상의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바자회에서 파는 물건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런 물건들에 시간과 공을 들인다. 바자회를 여는 이유가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이 얻은 수익금과 후원금은 아이들을 통해 다시 되돌아간다. 그들의 열정과 수고와 도움들이 돌고 돌아 씨앗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하는 이유 아닐까? 그 열매는 물론 하늘이 맺어주실 것을 안다.
우린 더불어 살아간다. 함께 수고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는 정을 쌓아가면서 말이다. 이민자로서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고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이웃들이 우리에겐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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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경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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