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여객기 활주로 끼어들어 19시간 지연
▶ 싱가포르-대한항공, 국토부 조사 착수
지난 5일 인천 출발 샌프란시스코행 싱가포르항공 비행기가 이륙 직전 갑자기 급정거 해 19시간이나 이륙이 지연된 이유가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관제탑의 지시를 받았던 당시 급정거는 대항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로 끼어들었기 때문으로, 자칫 두 비행기가 충돌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약 400명의 탑승객이 탄 두 여객기의 아찔한 충돌 위기 사고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SF행 싱가포르항공 여객기에는 186명, 상트페테르부르크행 대한항공 여객기에는 188명의 승객이 있었다. 7일(한국시간) 항공업계에 따르면 5일 오후 5시50분께 인천국제공항에서 SF로 갈 예정이었던 싱가포르항공 SQ9016 여객기가 이륙을 위해 공항 활주로를 고속으로 달리다가 급정거했다.
뒤따라 이륙할 예정이었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행 대한항공 KE929 여객기가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이륙하는 활주로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관제탑이 긴급 정지 지시를 내린 것이다.
다행히 두 여객기의 충돌사고는 모면했지만, 급정거의 여파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의 타이어가 손상돼 승객들을 내리게 하고 정비를 마쳐 사고 19시간만인 6일 오후 1시께 SF로 출발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한항공 여객기는 직후 정상 이륙했다. 국토부는 6일 이번 사고를 '사고'나 '준사고'로 보지 않고 비정상운항인 '항공안전장애'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3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대한항공 여객기가 관제탑이 정해준 유도로 말고 다른 유도로로 (활주로에) 접근하는 바람에 사고가 벌어졌다고 판단된다"며 "대한항공 조종사가 관제사의 지시를 잘못 이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아찔했던 순간에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안에 탑승했던 베이지역 거주 지나 리컵씨와 2명의 친구는 “당시 두려웠던 순간을 잊을 수 없었다”고 KPIX 5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속력을 내면서 활주로를 달리다가 갑자기 멈춰 섰다”며 “‘오늘은 살게 해달라’고 하나님에게 기도했다. 집에 무사히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1977년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테네리페 섬에서는 여객기가 이륙하는 활주로에 또 다른 여객기가 끼어들어 충돌하면서 583명이 숨져 항공 사고 사상 최악의 인명 사고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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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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