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의 현미경 사진 (미국 CDC 홈페이지)
지금까지 개발된 항생제들이 제대로 듣지 않는 '끝판왕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나와 현지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 박테리아는 다제 내성균 감염에 처방되는 카르바페넴과 콜리스틴 등 이른바 '최후의 항생제'들에도 저항성을 갖고 있다.
미국미생물학회(ASM)가 발간하는 학술지 '앤티마이크로비얼 에이전츠 앤드 키모세러피'(Antimicrobial Agents and Chemotherapy)는 26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게재했다.
미국 매릴랜드 주의 월터 리드 육군연구소에 근무하는 패트릭 맥간과 월터 리드 국립군사의학센터 병리학과에 근무하는 커트 섀처 등 논문 저자들은 콜리스틴 저항성 유전자 'mcr-1'을 포함한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이 지난달 펜실베이니아 주에 사는 49세 여성의 소변에서 검출됐다고 전했다.
비교적 흔히 쓰이는 여러 항생제를 써도 잘 듣지 않는 세균을 '다제내성균'이라고 하며, CRE는 다제내성균에 쓰이는 항생제인 카르바페넴도 듣지 않는 경우다.
이럴 때는 신장 독성이 강하다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콜리스틴'이라는 항생제를 쓴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콜리스틴 저항성 CRE는 콜리스틴마저 듣지 않는다.
논문 저자들은 "플라스미드(plasmid)를 통해 전파되는 콜리스틴 저항성 유전자 mcr-1의 발견은 진정한 의미에서 약이 듣지 않는 박테리아가 출현했음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플라스미드는 세균 세포 내에 있는 염색체 이외의 DNA 분자로서 독자적으로 복제와 증식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을 가리킨다. 콜리스틴 저항성 유전자인 mcr-1이 플라스미드를 통해 전파된다는 것은 복잡한 돌연변이와 진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른 종류의 세균으로 쉽게 퍼져 나갈 수 있다는 뜻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mcr-1 포함 CRE', 즉 최후의 항생제들마저 듣지 않는 '끝판왕' 슈퍼박테리아는 작년 11월 중국 연구자들이 돼지, 생돼지고기, 입원 환자 등에서 발견됐다고 보고했으며, 그 후 덴마크, 네덜란드, 프랑스, 태국 등 다른 지역에서도 보고가 있었다.
미국 질병관리예방본부(CDC)의 톰 프리덴 본부장은 워싱턴 포스트에 "이는 항생제의 '막다른 골목'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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