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군 소위 시절 하비 밀크[미 해군연구소 뉴스 웹사이트]
해군이 현재 건조되고 있는 군함에 암살된 동성애자 인권운동가 하비 밀크(1930∼1978)의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29일 미국 해군연구소 뉴스(U. S. Naval Institute News)에 따르면 레이 메이버스 해군장관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건조되고 있는 미 해군 군사해상운송사령부 소속 '존 루이스 급' 급유선 여섯 대 중 둘째 배인 'T-AO 206'호를 'USNS 하비 밀크'로 명명키로 했다고 연방의회에 통보했다.
존 루이스 급 급유선 중 첫 배에는 평생 인권운동을 벌여 온 존 루이스(민주당·조지아·1940∼) 연방하원의원의 이름이 붙는다.
나머지 네 대에는 1950∼1960년대에 인권을 보장하는 기념비적 판결을 잇따라 내놓아 미국의 진보 대법원 시대를 이끈 얼 워런(1891∼1974) 전 연방대법원장, 법무장관과 상원의원을 지내며 인권 정책을 진전시킨 로버트 F. 케네디(1925∼1968), 여성 참정권 운동가 루시 스톤(1818∼1893), 흑인 여성 노예해방운동가 소저너 트루스(1797∼1883)의 이름이 각각 붙을 예정이다.
하비 밀크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순교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밀크는 젊은 시절에는 본인의 성적 성향을 남들에게 비밀로 했으나, 1960년대 미국을 휩쓴 민권운동을 목격하면서 정치 참여 의식을 갖게 돼 1970년께부터 동성애자 인권운동에 투신했다.
그는 1972년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후 1977년 선거에서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공개적 동성애자인 선출직 공직 후보가 당선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었고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처음이었다.
그는 1978년 취임한 후 조지 모스코니(1929∼1978) 당시 샌프란시스코 시장의 협조를 받아 동성애자 인권 보장 조례를 통과시키는 데 기여했으나, 그해 11월 시장에게 앙심을 품은 전직 시의원에 의해 모스코니 시장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시청 집무실에서 암살됐다. 그는 암살 당시 해군 잠수사 버클을 차고 있었다.
밀크 시의원과 모스코니 시장의 암살 사건은 1970년대 미국 사회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히며, 이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영화, 오페라 등도 제작됐다.
미국 해군이 '하비 밀크'라는 이름을 군함에 붙인 것은 동성애자들의 군에 대한 기여를 인정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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