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박·친문 제외한 세력 모으자”
▶ 안 철수·손학규·정운찬 등 연대 관건
더불어민주당 손학규(왼쪽) 전 상임고문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1일 고 박형규 목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
“2017년 대선에서 여당도 제1야당도 아닌 중간지대에서 유력 대선후보가 나올까?”
내년 대선의 최대 변수는 제3지대 유력 후보의 출현 여부이다.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 제3지대에서 유력 후보가 나오기 어렵다. 하지만 단일화가 불발될 경우에는 야권 및 여권의 주류와 거리를 둔 세력들이 힘을 모아 유력한 후보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제3당인 국민의당이 최근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제외한 정치세력과 대선주자들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으자는 ‘중간지대 플랫폼’ 띄우기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당세 하락 위기를 극복하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플랫폼론을 제기했다.
국민의당은 4•13총선에서 선전했지만 그 뒤 지지율 하락 현상을 겪으면서 시급히 출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지지율 하락은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 제3당 한계론, ‘새 정치’ 구호 퇴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리얼미터가 8월 3주차에 실시한 여론조사(16~19일, 2,018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12.3%로 새누리당(33.3%) 더불어민주당(28.3%)에 크게 뒤졌다. 국민의당은 총선 당시 우세했던 호남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안철수 전 대표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9.7%에 그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4.8%)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9.2%)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론을 거듭 제기하자 국민의당은 다급해졌다. 집권 가능성을 보여줘야 당의 생명력을 유지하면서 지지층을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 한 사람에게만 기대지 않고 제3지대의 여러 대선주자가 연대해 승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플랫폼론을 꺼낸 것이다. 이는 정계개편 흐름 속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특히 여당과 제1야당 지도부에서 친박과 친문 성향이 노골화되는 것은 플랫폼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게다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카리스마 리더십 시대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도 중간지대 주자들의 ‘협치’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23일 “더 이상 양극단 중 한쪽이 권력을 잡는다면 또다시 절반의 국민만 가지고 이 나라를 이끄는 불행한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며 “양극단을 제외한 합리적 개혁을 원하는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야 대한민국의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 정체성을 인정하는 분들이 모여서 강한 경선을 할 때 정권교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분을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중간지대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는 대선주자로 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전 고문 외에도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등도 거명하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전 대표와 껄끄러운 관계가 된 김종인 전 더민주 대표, 정운찬 전 총리, 새누리당 비박계의 일부 대선주자 등이 참여해 단일 후보를 만들어낸다면 3강 대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물이 적지 않다. 우선 여러 대선주자들을 제3지대에 모으는 정계개편의 동력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 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들이 단일 대선후보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우선 작은 그릇인 국민의당에 여러 대선주자들을 모으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당을 뛰어넘는 제3의 중간지대를 만들어 비박•비문 주자들이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에 따라 손학규 전 고문 주변에서는 국민의당 합류가 아닌 ‘제3지대론’ 모색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중간지대 유력 후보의 출현 여부는 일단 손 전 고문의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 전 고문이 물꼬를 튼다면 다른 대선주자들의 참여 가능성도 커진다. 역대 대선에서 제3지대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는 사실은 중간지대론의 한계를 보여준다.
또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단일화’를 바라는 야권 지지층의 여론을 내세우면서 제3지대 후보의 출현을 막으려 할 것이다.
<
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